선생님 말씀하시다. "사치스러우면 불손하고, 검박하면 딱딱하다. 불손한 것보다는 딱딱한 것이 낫다."
子曰 奢則不孫 儉則固 與其不孫也 寧固
- 述而 31
현실적인 지적이다. 돈이 많다고 사치하면 건방지게 되고, 너무 아끼기만 하면 딱딱하고 인색해진다. 둘 다 돈을 올바로 사용하는 태도가 아니다. 그래도 둘 중에 하나를 고르라면 인색한 편이 낫다는 것이다. 공자가 지금과 같은 자본주의 시대의 과잉 소비를 염두에 둔 건 아니겠지만, 사치한다는 것은 자원의 낭비만이 아니라 못 가진 자에 대한 배려가 아니다. 검박함은 타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 어떤 면에서는 미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일부 계층의 사치는 인간 공동체를 균열시키는 원인이 된다. 함께 어울려 사는 세상을 꿈꾼 공자에게는 마땅찮은 행태였을 것이다. 소비와 낭비를 부추기는 지금의 세태를 본다면 공자는 뭐라고 꾸짖으실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