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희미해진 내 버킷 리스트 중 하나가 오로라 보기다. 나이가 들면 가슴 뛸 일이 하나둘씩 사라지지만 오로라 사진을 보면 여전히 가슴이 두근거린다. 오로라가 빛나는 북쪽 지방으로 가고 싶은 충동에 손가락은 여행사 홈페이지를 클릭하느라 바쁘다.
<신의 영혼 오로라>는 천체사진가인 권오철 선생이 자신이 직접 촬영한 오로라 사진을 중심으로 오로라를 설명하는 책이다. 오로라의 원리에서부터 오로라 여행을 위한 팁, 그리고 사진 찍는 방법까지 오로라의 모든 것을 상세히 안내해 준다.
오로라를 보기 위해 선생이 추천하는 장소는 캐나다 옐로나이프다. 아이슬란드나 노르웨이도 있지만 날씨 조건이 옐로나이프가 제일 낫다고 한다. 편의 시설도 옐로나이프가 제일 잘 되어 있다. 이 책에서는 옐로나이프의 오로라 여행에 대해 상술한다.
오로라는 태양 활동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태양 활동 극대기가 11년마다 찾아오는데 이번 극대기는 2024년과 2025년이다. 오로라를 보는 데는 2027년까지도 괜찮을 것 같다. 운이 좋아 오로라 폭풍이라도 만나면 감격해서 눈물을 흘리게 된다고 한다. 오로라를 보고 인생이 바뀐 사람도 있는데 이 책을 쓴 권오철 선생도 그중 하나다.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우고 오로라 사진의 길로 나아간 분이다.
오로라는 하늘이 도와주어야 한다. 재수가 없으면 옐로나이프에 있는 내내 오로라가 나타나지 않거나 흐린 날씨가 계속될 수도 있다. 4일간 머문다면 대략 90% 확률로 오로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그중에서 오로라 폭풍을 만날 확률은 20% 정도다. 해 볼 수 있는 도박인 셈이다.
시기는 3월 말에서 4월 중순까지가 적기가 아닌가 싶다. 한겨울은 너무 추워서 힘들 것 같다. 4월이 되면 평균기온이 -5℃, 최저기온이 -10℃라니 견딜 만하다. 일단 목표는 내후년까지로 정하고 동행할 사람을 알아보고 있다. 몇한테 타진했지만 기꺼워하지는 않는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니 어쩔 수 없다.
<신의 영혼 오로라>는 서점에서 샀다. 책상 위에 두고 보면서 오로라를 잊지 않기 위해서다. 책 표지에는 아래 사진이 실려 있다. 이런 광경을 보고 가슴이 뛰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배경은 옐로나이프에 있는 오로라 빌리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