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사이 '폭싹 속았수다'라는 드라마가 인기라고 한다. 16부작인데 완성되면 몰아서 볼 예정이다. 지인이 이 드라마와 배경이 같고 비슷한 분위기의 영화라며 '인어공주'를 먼저 보라고 추천했다. 마침 넷플릭스에 올라 있었다.
'인어공주'는 2004년도에 나왔으니 어느덧 20년도 더 된 영화다. 전도연과 고두심이 주연으로 나온다. 이런 오래된 영화는 배우들의 옛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다. 동시에 씁쓸해지기도 한다. '인어공주'에는 고인이 된 이선균의 젊었을 적 모습도 보인다.
우체국에서 근무하는 나영(전도연)은 억척스러운 엄마(고두심)와 너무 착해서 갈등을 빚는 아빠와 함께 살아간다. 아빠가 빚보증을 잘못 서는 바람에 대학을 가지 못하는 현실에 불만이 많다. 어느 날 아버지가 집을 나가고 아버지를 찾기 위해 제주도에 가게 되는데, 갑자기 시간 이동이 되어 젊은 시절 연애하는 아버지(박해일)와 어머니를 만나게 된다. 부모에게도 청춘의 풋풋한 시절이 있었다는 걸 확인하며 행복한 기적이 일어난다.
20년 전 영화가 주는 느낌이 좋았다. 디지털 시대에 필름카메라의 감성을 그리워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 같다. 나영 역할에 전도연이 주는 분위기가 딱 들어맞아서 감정 이입이 잘 되었다. 약간 촌스럽다 할까, 전도연만의 매력이 잘 드러난 영화였다.
이 영화의 장점은 인간 내면의 따스한 풍경을 소박하고 담담하게 그려낸 데 있다. 절제된 아름다움이라고 말하고 싶다. 알게 되면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아무 데나 침을 뱉는 엄마의 습관마저도.
'인어공주'에 전도연이 있다면 '폭싹 속았수다'에는 내가 좋아하는 아이유가 있다. 다시 아이유를 만날 시간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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