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향기

동네 벚꽃(2025)

샌. 2025. 4. 11. 09:36

 

이맘때면 우리나라 어디든 벚꽃 천지다. 어릴 적에 비하면 꽃나무가 엄청 많아졌다. 우리 동네도 마찬가지다. 밖에 나서면 눈 돌리는 곳마다 하얀 벚꽃이 반긴다. 굳이 멀리 찾아갈 필요가 없다. 일본에서는 꽃이 활짝 핀 벚나무 아래 돗자리를 펴고 가족이나 직장 동료들이 둘러앉아 음식을 나누며 꽃맞이를 하는 풍습이 있다고 들었다. 꽃을 찾아 분주하게 돌아다니기보다는 집이나 직장 근처 꽃나무 아래서 지인들과 함께 어울리는 풍경이 아름답다.

 

벚꽃은 한자로 앵화(櫻花)다. 일본인들이 벚꽃을 사랑했다면 우리 선비들은 매화(梅花)를 사랑했다. 과문인지 모르지만 앵화는 그리 높게 평가하지 않았다. 벚꽃보다는 복사꽃이나 살구꽃 구경을 우선으로 했다. 벚꽃이 일본말로는 '사꾸라'인데 별로 좋지 않은 의미로도 쓰인다. 우리나라에 벚꽃이 널리 퍼진 건 일제강점기부터이니 일본에 대한 반감이 꽃에도 작용한 게 아닌가 여겨진다. 이렇듯 꽃 하나에도 여러 문화적 배경이 있다.

 

어찌 됐든 이즈음의 산하는 벚꽃으로 화려하다. 상춘객의 발길을 끄는 꽃도 단연 벚꽃이다. 어쩌면 백의민족에 어울리는 색깔이기도 하다. 얼마 전까지도 앙상했던 가지에서 어쩌면 이토록 눈부신 꽃을 피울 수 있는지 신기하다. 이리저리 둘러봐도 가슴이 설레는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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