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고 고단치 않은
인생이 어디 있으랴
여기는
사바세계다
(140901)
때가 되어
피고
때가 되어
진다
그뿐
(140902)
숲길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금강초롱을
처음 만난 날
(140903)
내 씨를 퍼뜨리려는
수컷의 처절함
내 새끼를 보살피려는
암컷의 지극함
본능의 집요함이 만든
기하학적 아름다움
뭉클해진다
(140904)
커튼이 미세하게
떨린다
아침 햇살이
간지러운가 보다
(140905)
컴퓨터 바탕 화면에
새겨두었다
忍!
이게 안 되고는
만사가 도루묵이다
(14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