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너무 별을 쳐다보아
별들은 더럽혀지지 않았을까
내 너무 하늘을 쳐다보아
하늘은 더럽혀지지 않았을까
별아, 어찌하랴
이 세상 무엇을 쳐다보리
흔들리며 흔들리며 걸어가던 거리
엉망으로 술에 취해 쓰러지던 골목에서
바라보면 너 눈물 같은 빛남
가슴 어지러움 황홀히 헹구어 비치는
이 찬란함마저 가질 수 없다면
나는 무엇으로 가난하랴
- 별을 보며 / 이성선
얼마나 맑은 영혼이면 이런 노래를 부를 수 있을까. 너무 별을 쳐다보아 별들이 더럽혀지지 않았을까, 염려하는 시인의 마음은 얼마나 고운 걸까. 부끄럽다. 별을 본 지도 오래되었다. 마지막이 10년 전쯤 되던가. 마당에 자리를 깔고 누워 유성우를 기다렸다. 여주 생활의 막바지일 때였다. 그때로부터 별을 잊으면서 내 삶도 타락되어 갔다. 별은 인간답게 살아가려는 의지이자 푯대다. 그런데 이젠 별이 없어도 아무 탈 없이 잘 산다. 잘 사는 척 하는 건지 모른다.
'시읽는기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직소포에 들다 / 천양희 (0) | 2015.11.24 |
---|---|
공기 / 이시영 (0) | 2015.11.17 |
그런 날 있다 / 백무산 (0) | 2015.11.03 |
소 / 김기택 (0) | 2015.10.26 |
배움을 찬양함 / 브레히트 (0) | 2015.10.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