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아뜩해지는 날이 있다
노동에 지친 몸을 누이고서도
창에 달빛이 들어서인지
잠 못 들어 뒤척이노라니
이불 더듬듯이 살아온 날들 더듬노라니
달빛처럼 실체도 없이 아뜩해
살았던가
내가 살긴 살았던가
언젠가 아침 해 다시 못 볼 저녁에 누워
살아온 날들 계량이라도 할 건가
대차대조라도 할 건가
살았던가
내가 살긴 살았던가
삶이란 실체 없는 말잔치였던가
내 노동은 비를 피할 기왓장 하나도 못되고
말로 지은 집 흔적도 없고
삶이란 외로움에 쫓긴 나머지
자신의 빈 그림자 밟기
살았던가
내가 살긴 살았던가
- 그런 날 있다 / 백무산
난 올바르고 넌 글렀어, 이런 생각 하는 건 나무라고 싶지 않아. 무슨 생각을 하든 그건 개인의 자유니까. 그런데 자신의 이념을 남에게 강요하면 그건 폭력이 되는 거야. 네가 옳다고 믿는 역사관을 왜 모든 사람이 똑같이 배워야 하는데? 너와 다르면 다 좌빨인 거니? 밀어붙이더라도 제발 반칙 좀 하지 마. 뻔뻔하고 오만해. 많은 걸 바라는 게 아니다. 상식이 통하는 나라에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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