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향기

미치광이풀

샌. 2011. 4. 23. 19:42

 

사나운 이름을 가진 꽃이다. 이걸 먹은 가축이 미친 듯 날뛰는 걸 보고 독초라는 걸 알았을 것이다. 그래서 이름도 미치광이풀이다. 한약재로 쓰이는 땅 속 줄기에는 아트로핀 성분이 있어 흥분작용을 일으킨다.

 

봄이 오기 시작하는 산 속은 아직 갈색 세상이다. 낙엽 사이로 초록색 잎이 돋아나기 시작하는 때다. 그러나 미치광이풀은 얼마나 생명력이 강한지 줄기를 키우고 초록색 잎을 자랑스레 내밀고 있다. 다른 식물들보다 한참 계절을 앞서서 자란다. 꽃도 특이하다. 진한 자주색의 종 모양으로 생긴 꽃이 잎 사이에 숨어 핀다. 수술은 잘 보이지 않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무척 예쁘다.

 

천마산에 갈 때마다 미치광이풀이 점점 많아지고 있음을 본다. 한약재로 쓴다고 무분별하게 채취해서 한때는 멸종위기까지 갔다는데 지금은 손을 대지 않으니 금방 회복되고 있다. 중국에서 수입하는 양이 많기 때문이란다. 그러나 중국의 미치광이풀은 수난을 당하고 있을 것이다. 한 쪽의 행운은 다른 쪽의 불행을 낳는다. 세상사 이치가 그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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