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3일 8시 50분에 인천공항을 출발, 홍콩과 오클랜드를 경유하여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는 4일 12시 25분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햄버거로 간단히 점심을 때우고, 렌터카를 인수한 다음 제랄딘(Geraldine)으로 향했다. 예약한 안도라 모텔이 체크인이 안 돼 대체 숙소를 구해야 했다. 일행은 트레커 아홉 명이었다.
여행 둘째날은 마운트 쿡 국립공원에 있는 후커밸리 트레킹을 했다. 마운트 쿡(Mt. Cook)은 해발 3,725m로 뉴질랜드 최고봉이다. 마운트 쿡을 중심으로 3천 미터가 넘는 20개의 산봉우리가 서던 알프스를 이루고 있다. 정상부는 만년설과 빙하로 덮여 있다. 에베레스트를 최초로 오른 힐러리 경이 마운트 쿡에서 등정 연습을 했다.
후커밸리(Hooker Valley) 트레킹은 화이트 호스 힐(White Horse Hill)에서 후커 호수까지 다녀오는 코스로 왕복 10km에 4시간 정도 걸린다. 고도차가 150m 정도밖에 나지 않기 때문에 누구라도 쉽게 다녀올 수 있다.
뜨거운 여름에 설산을 이웃하며 걷는 느낌이 색달랐다. 맑은 날이었지만 바람은 무척 세게 불었다.
다리를 세 개 건너면 목적지인 후커 호수에 닿는다.
아름다운 풍광 앞에서 입을 다물 수밖에 없다. 계곡으로 깊이 들어가면 마운트 쿡이 보이기 시작한다.
우유 빛깔의 후커 호수에는 유빙이 떠 있다. 여기는 해발 883m가 되는 곳이다. 예전에는 이곳이 전부 빙하로 덮여 있었을 것이다. 계곡 끝에는 빙하의 끝자락이 보인다. 지구는 지금 간빙기의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음을 실감한다.
트레킹 중에 자주 만난 뉴질랜드의 꽃.
후커밸리 트레킹 후 묵은 유스호스텔, Mt. Cook YHA.
다음날은 비바람이 몰아치는 가운데 일행은 뮬러 헛(Muller Hut) 트레킹을 다녀왔다. 나는 숙소에 남아 <연금술사>를 읽었다. 텅 빈 방에서 빈둥거리며 노는 맛도 좋았다.
마운트 쿡 가는 길에 만난 테카포(Tekapo) 호수와 푸카키(Pukaki) 호수 풍경도 일품이었다.
작은 마을 테카포에 있는 작은 교회, '선한 목자의 교회'(Church of the Good Shepherd). 표석에는 이 마을 개척자를 기념해서 1935년에 세웠다고 써 있다.
20명 정도가 들어갈 수 있는 작은 교회다. 호수 쪽으로 난 창문에 세워진 작은 십자가가 인상적이었다. 마침 예배를 드리는지 한 여인의 찬미가 소리가 청아했다.
테카포 호수.
푸카키 호수와 마운틴 쿡.
앞에 보이는 산 아래 우리가 이틀간 묵은 숙소가 있다.
마운트 쿡과 그 주변은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명소다. 빙하가 녹은 물이 모여 군데군데 호수를 만들고 있다. 호수 색깔은 우유를 탄 것 같은 푸른색이다. 석회암 성분이 녹아서 그렇다고 한다. 밀키블루라고 부르는데 독특한 분위기를 낸다. 호수 때문에 같은 설산이어도 히말라야와는 느낌이 다르다. 히말라야가 남성적이라면 여기는 여성적이다. 뉴질랜드 여행 처음부터 너무나 멋진 풍경에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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