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나무

광덕사 호두나무

샌. 2011. 3. 25. 12:03


호두를 한자로 쓰면 호도(胡桃)다. ‘오랑캐의 복숭아’라는 뜻인데 페르시아에서 중국으로 전래되었고, 우리나라에는 고려 시대에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 고려 충렬왕 16년(1290)에 원나라에 사신으로 갔던 류청신(柳淸臣)이 호두나무 묘목과 열매를 가지고 왔다는 기록이 있다. 그는 묘목을 광덕사에 심고 열매는 자신의 고향집(광덕면 매당리) 뜰에 심었다고 한다. 광덕사에 심었다는 호두나무 묘목이 바로 우리나라 호두나무의 시조가 되는 셈이다. 지금도 천안 지역이 호두의 대표적 명물인 것을 보면 그 연원은 거의 800년 전으로 올라간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호두나무가 천안 광덕사에 있다. 높이가 18.2 m에 이르는 거목으로 수령은 400년 정도로 추정된다. 아마 류청신이 심었다는 호두나무의 몇 대 후손 쯤 될 것 같다. 나무는 V자 형으로 힘차게 솟아있는데 둘로 나누어진 줄기의 둘레는 각각 2.6 m 정도 된다. 이 호두나무는 지금도 여전히 싱싱한 호두를 생산해내고 있다.

 

천안 태화산(泰華山) 아래에 있는 광덕사(廣德寺)는 차분하고 정갈한 느낌을 받는 절이다.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창건했다니 무척 오래된 사찰이다. 광덕사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호두나무 외에도 느티나무와 은행나무 보호수가 있어 고찰의 분위기를 더욱 북돋우고 있다. 절 양편으로는 광덕산에 오르는 등산로 들머리인데 그 산길도 부드럽고 호젓하다. 다음에는 광덕산 산행을 겸해서 다시 한 번 찾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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