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캐논 60D와 백마를 사다

샌. 2011. 3. 14. 14:53


그동안 니콘 카메라를 사용해 왔다. 필름 카메라 시절부터 DSLR인 D70까지 여러 대의 바디와 렌즈를 썼다. D70에는 옛날 필름 카메라 때 쓰던 105mm 마크로를 주로 사용했는데 몇 년 동안은 별로 꺼내보지 못했다. 가볍고 편리한 똑딱이가 있어 굳이 무거운 걸 들고 나갈 필요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대로 된 꽃사진을 찍고 싶은 바람은 늘 있었다. 퇴직을 하고서 제일 하고 싶은 일이 예쁜 꽃사진을 찍어보고 싶은 것이다. 그러자니 우선 갖고 있는 카메라와 렌즈에 아쉬움이 있다. 여러 가지 유용한 기능이 탑재된 신형 기재에 자꾸 욕심이 생기는 것이다. D70은 초기 모델이라 ccd 먼지 제거 기능이 없다. 그래서 사진에 얼룩이 나온다. 포토샾으로 보정을 해야 하는데 여간 귀찮은 게 아니다. 또 니콘 색감이 내 취향은 아니다. 이번에 캐논으로 기변하게 된 이유들 중 하나다.

 

캐논 EOS 60D를 선택하는데 큰 고민은 없었다. 꽃사진을 찍다 보면 낮은 앵글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그러자면 회전 LCD가 꼭 필요하다.60D 기능을 익혀 보니 편리한 게 무척 마음에 든다. 또 '백마'라고 불리는 100mm 마크로렌즈는 손떨림방지 기능이 있어 삼각대를 사용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까지는 괜찮다. 이제 좋은 사진을 만들 조건은 다 갖춘 셈이다. 이래도 작품이 안 나온다면 오로지 사진사 탓이다. 탐론 17-50도 추가로 샀는데 주로 백마를 많이 사용할 것 같다.

 

이것은 퇴직 기념으로 내가 나에게 주는 선물이다. 이제 곧 꽃들이 피어나면 카메라와 친구해서 산으로 들로 나갈 것이다. 그때는 하루 종일 꽃 옆에 앉아서, 하늘의 구름을 보며, 아무 일이 없음이 오히려 행복할 것이다. 나는 지금 소년처럼 마음이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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