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북한산 둘레길 미개통구간을 걷다

샌. 2011. 3. 2. 12:48


북한산 둘레길은 현재 남쪽 구간이 열려 있다. 북쪽으로 사패산을 돌아가는 코스는 이번 여름에 개통 예정이다.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예상되는 길을 이번에 미리 걸어 보았다. 어제 히말라야 팀 9명이 함께 했다.

 

전철 불광역에서 모여34번 시외버스를 타고 샛터 정거장에서 내렸다. 집을 나설 때는 비가 내렸는데 어느새 눈으로 변했다. 주변은 온통 눈세계였다. 가벼운 하이킹이라 생각하고 우의나 스틱 등 아무 것도 준비하지 않았는데 심란해졌다.다행히 산길에 들어서면서부터 눈발이 가늘어지더니 곧 그쳤다. 올 겨울 산행을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에 덕분에 첫 눈길 산행을 행운을 얻었다.

 

북한산 둘레길은 북한산국립공원 내의 북한산과 도봉산, 사패산을 한 바퀴 도는 약 70 km의 산길이다. 현재는 북한산과 우이령길을 연결하는 44 km가 완성돼 있다. 나머지 도봉산과 사패산을 감고 도는 26 km는 올 상반기에 열릴 예정이다. 우리가 걸은 길은 그 예상로였는데 길이 분명하지 않아 찾는데 고생을 했다. 노련한 가이드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특히 GPS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송추유원지에서도 한참을 올라갔다가 다시 되돌아 나왔다. 길을 안내하는 아무 표시가 없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이런 것도 재미일 수 있다. 원각사로 가는 길에서 왼쪽 산길로 접어들었다. 그뒤부터는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며 사패산 산줄기를 넘어야 했다. 도중에 율듸골이라는 아름다운 계곡이 있었다. 물론 다른 등산객들은 한 사람도 만나지 못했다. 이런 길을 일부러 찾아 걷는 사람은 우리 외에는 거의 없을 것이다.

 

눈길이었지만 길은 그리 위험하지 않았다. 몇은 엉덩방아를 찧기도 했다.흙길이어서 다행이었다. 그러나 이 구간은 제대로 된 등산을 하는 정도의 체력이 요구된다. 그만큼 고도의 높낮이가 심하다. 북한산 둘레길에서는 가장 난이도가 높은 길이 될 것 같다.

 



사찰 기행이라고 할 정도로 여러 개의 절을 지났다. 그러나 시간이 없어 호암사 한 곳만 들렀다. 호암사 앞 방향에보이는 바위가 인상적이었다. 북한산과 관악산에서 여러 개의 기이한 바위를 만났지만 이것처럼 신기하게 느껴진 것은 없었다. 오늘 확인해 보니 사람들은 '반쪽바위' '콩바위'로 부르는 모양이다. 둘 다 생긴 모양을 직설적으로 나타낸 것 같다. 그러나 내 눈에는 꽃에 나비가 앉아 있는 모습으로 보였다. '나비바위'가 훨씬 더 운치있지 않은가. 가까이 가 보니 이번에는 버섯 같이 생겼다. 참 기묘한 바위다.

 



도봉산 아래 원각사를 지나 망월사역에서 둘레길 답사를 마쳤다. 아침 9시부터 꼭 7시간을 걸었다. 다리가 좀 뻐근하기는 했지만 새로운 산길을 걸을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아름다운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어 더욱 좋았다.

 



* 걸은 시간; 09:00 - 16:00

* 걸은 거리; 15 km

* 걸은 경로; 샛터 정거장 - 송추유원지 - 원각사 입구 - 율듸골 - 안골 - 호암사 - 용암약수터 - 사패산3보루 - 원심사 - 원각사 - 망월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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