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산. 바. 라. 기.
북한산 둘레길 미개통구간을 걷다 본문
북한산 둘레길은 현재 남쪽 구간이 열려 있다. 북쪽으로 사패산을 돌아가는 코스는 이번 여름에 개통 예정이다.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예상되는 길을 이번에 미리 걸어 보았다. 어제 히말라야 팀 9명이 함께 했다.
전철 불광역에서 모여34번 시외버스를 타고 샛터 정거장에서 내렸다. 집을 나설 때는 비가 내렸는데 어느새 눈으로 변했다. 주변은 온통 눈세계였다. 가벼운 하이킹이라 생각하고 우의나 스틱 등 아무 것도 준비하지 않았는데 심란해졌다.다행히 산길에 들어서면서부터 눈발이 가늘어지더니 곧 그쳤다. 올 겨울 산행을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에 덕분에 첫 눈길 산행을 행운을 얻었다.
북한산 둘레길은 북한산국립공원 내의 북한산과 도봉산, 사패산을 한 바퀴 도는 약 70 km의 산길이다. 현재는 북한산과 우이령길을 연결하는 44 km가 완성돼 있다. 나머지 도봉산과 사패산을 감고 도는 26 km는 올 상반기에 열릴 예정이다. 우리가 걸은 길은 그 예상로였는데 길이 분명하지 않아 찾는데 고생을 했다. 노련한 가이드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특히 GPS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송추유원지에서도 한참을 올라갔다가 다시 되돌아 나왔다. 길을 안내하는 아무 표시가 없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이런 것도 재미일 수 있다. 원각사로 가는 길에서 왼쪽 산길로 접어들었다. 그뒤부터는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며 사패산 산줄기를 넘어야 했다. 도중에 율듸골이라는 아름다운 계곡이 있었다. 물론 다른 등산객들은 한 사람도 만나지 못했다. 이런 길을 일부러 찾아 걷는 사람은 우리 외에는 거의 없을 것이다.
눈길이었지만 길은 그리 위험하지 않았다. 몇은 엉덩방아를 찧기도 했다.흙길이어서 다행이었다. 그러나 이 구간은 제대로 된 등산을 하는 정도의 체력이 요구된다. 그만큼 고도의 높낮이가 심하다. 북한산 둘레길에서는 가장 난이도가 높은 길이 될 것 같다.
사찰 기행이라고 할 정도로 여러 개의 절을 지났다. 그러나 시간이 없어 호암사 한 곳만 들렀다. 호암사 앞 방향에보이는 바위가 인상적이었다. 북한산과 관악산에서 여러 개의 기이한 바위를 만났지만 이것처럼 신기하게 느껴진 것은 없었다. 오늘 확인해 보니 사람들은 '반쪽바위' '콩바위'로 부르는 모양이다. 둘 다 생긴 모양을 직설적으로 나타낸 것 같다. 그러나 내 눈에는 꽃에 나비가 앉아 있는 모습으로 보였다. '나비바위'가 훨씬 더 운치있지 않은가. 가까이 가 보니 이번에는 버섯 같이 생겼다. 참 기묘한 바위다.
도봉산 아래 원각사를 지나 망월사역에서 둘레길 답사를 마쳤다. 아침 9시부터 꼭 7시간을 걸었다. 다리가 좀 뻐근하기는 했지만 새로운 산길을 걸을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아름다운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어 더욱 좋았다.
* 걸은 시간; 09:00 - 16:00
* 걸은 거리; 15 km
* 걸은 경로; 샛터 정거장 - 송추유원지 - 원각사 입구 - 율듸골 - 안골 - 호암사 - 용암약수터 - 사패산3보루 - 원심사 - 원각사 - 망월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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