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하게 가슴이 데워지며 봤던 영화다. 연말이 되어선지 이 영화가 생각난다. SF 장르를 선호하지만 나이가 들면서는 인간애가 담긴 이런 잔잔한 영화도 좋아진다. 네 여배우의 얼굴만 봐도 미소가 절로 생긴다.
불우한 환경에서도 어쩌면 이렇게 곱게 자랄 수 있는지,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말을 실감하는 이야기다. 각자 개성은 다르지만 네 자매를 함께 묶는 것은 인간에 대한 사랑이다. 가족을 그렸지만 가족애를 뛰어넘는다. 내가 행복하면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비결이 어디에 있는지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잘 보여준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로 눈에 익다. 가족을 소재로 하는 이야기를 잘 다루는 것 같다. 그런데 두 영화 모두 남자 캐릭터는 좀 엉뚱하게 나온다. 보살핌이나 배려를 강조하려는 감독의 의도 때문인지 모르겠다.
세상이 힘의 논리로 돌아가는 것 같지만 이런 따스함이 없다면 금방 파멸에 이를 것이다. 외투를 벗기는 것은 폭풍이 아니라 따뜻한 햇볕이다. 새해에는 좀 더 나은 세상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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