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은 강추위가 한 달 내내 맹위를 떨쳤다. 기상청 발표에 의하면 1월 평균기온이 -7.2도로 1963년 이후 48년 만에 가장 추웠다고 한다. 한 달 동안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간 시간은 단 44분에 불과했다. 1월 최고기온은 14일 낮에 잠깐 기록된 0.3도가 고작이었다. 그동안 냉동고 안에 들어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아파트에서는 물이 내려가는 관이 얼어20일 넘게세탁기 사용을 하지 못했다. 한 번은 처제집에 옷보따리를 싸가지고 가서 빨래를 해오기도 했다.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진 날도 19일이나 되었으니 사흘 중 이틀꼴로 혹한을 경험한 것이다. 이같은 한파는 근래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 이상현상이었다. 지구온난화를 걱정하고 있는데 되레 추워지고 있다. 최근 4년의 기록만 보아도 1월 평균기온이 점점 내려가고 있다. 2007년은 0.4도로 따뜻했지만 2008년 -1.7도, 2009년 -2.0도, 2010년 -4.5도로 추워지더니 올해는 -7.2도까지 떨어졌다.
기상학자들은 이런 현상이 지구온난화와 관계 있다고 해석한다. 온난화로 북극의 빙산이 녹으면서 기류가 변해찬 공기가 북반구로 밀려내려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 결과 북반구에는 혹한과 폭설이 생긴다. 여름에 혹서와 폭우가 자주 나타나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지구온난화라는 것이 전체적으로 지구 기온이 상승한다는 뜻이긴 하지만 국지적으로는 이렇게 험한 날씨를 만들어낸다.
급격한 변화가 몸살을 일으키는 것은 사람이나 지구나 마찬가지다. 균형을 찾아가기 위한 진통이다. 그러나 최근의 변화는 인위적 요소가 크다는데 문제가 있다. 아직 논란은 있지만 만약 산업문명의 결과가 온난화의 주된 원인이라면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스스로 삶의 패턴을 바꾸지 못한다면 외부의 충격에 의해 다시 옛날로 돌아갈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어렸을 때는 삼한사온 현상도 뚜렸했다. 날짜를 세어보며 그 규칙적 현상에 신기해 했던 기억이 난다. 아마 그러면서 자연의 질서를 배웠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삼한사온도 두루뭉실해져 버렸다. 모든 것이 변해가는 세상이라지만 지구마저 종잡을 수 없어진다면 예삿일이 아니다. 일부 과격한 학자의 주장처럼 파멸로 가는 전주곡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