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의단상

퇴직 스트레스

샌. 2011. 2. 21. 07:57

소화기능이 약해져서 두 주 이상 술과 커피를 끊었다. 신경만 쓰면 생기는 과민성대장증상이 재발했다. 속이 부글거리고 소화가 잘 안 된다. 화장실을 들락거리지만 개운하지가 않다. 집에서 놀고 있는데도 몸무게는 줄어들고 있다.

요사이 이런저런 신경 쓸 일이 많지만 주 원인은 퇴직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의식은 퇴직을 반기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여기지만 무의식은 그렇지 않은가 보다.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아닌 척 한다고 내적 상실감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 퇴직이라는 충격파가 나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사람인 이상 이 정도의 심리적 스트레스는 어쩔 수 없는 일로 받아들이며 자위한다. 시간이 지나면 새 생활에 안착할 것이다.

누군가가 사람이 겪는 스트레스를 수치로 나타낸 걸 보았다.

배우자 사망 100
이혼 73
가족의 죽음 63
심한 질병 53
결혼 50
해고 47
배우자와의 갈등 45
은퇴 45
임신 40
친한 친구 사망 37
새로운 일 시작 36
목돈 대출 31
직장 내 변화 29
자녀가 집을 떠남 29
고부갈등 29
입학이나 졸업 26
이사 20
종교생활 변화 19
휴가 15
교통법규 위반 11

결국은 생활의 변화가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결혼이나 입학, 임신 같은 축하 받을 일도 당사자에게는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여기에서 은퇴는 스트레스 지수 45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물론 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으나 당연히 과민반응이 생길 만하다. 이 지수를 만든 사람은 일년에 스트레스 합계가 200 이상이면 위험 신호로 봐야한다고 말한다.

올해는 은퇴만이 아니라 자식들의 결혼과 분가, 이사, 송사 등의 큰일들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이것만 해도 내 스트레스 지수는 100이 훌쩍 넘는다. 노심초사해야 할 날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리라. 더구나 나는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이 약한 편이다. 계획된 것 외에 다른 일들은 생기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그러나 이왕 해야 할 일이라면 기쁘고 즐겁게 하도록 노력하자. 그리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나만의 비법, 올해는 더 많이 움직이고 걸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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