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성지(19) - 은이성지, 미리내성지

샌. 2019. 10. 16. 12:08

30. 은이성지

경기도 용인에 있는 은이(隱里) 성지는 김대건 신부가 사제가 되어 귀국해서 첫 사목지로 택한 곳이다. 김 신부는 여기에 공소를 설립하고 용인 일대에서 사목을 시작했는데, 이곳에서 조선 땅에서는 처음으로 신자들과 미사를 봉헌했다. 가까이에는 김 신부가 소년 시절을 보낸 골배마실이 있다.

은이성지에는 김대건 신부가 중국에서 사제 서품을 받았던 상해의 김가항(金家巷) 성당이 새롭게 복원되어 있다. 김 신부는 김가항 성당에서 1845년 8월 17일에 사제 서품을 받았다. 상해의 도시 개발로 성당이 철거되면서 주요 부재를 옮겨와 2015년에 원형 그대로 건립했다.

김가항 성당은 소박하면서 단아한 흰색 건물이다. 문이 잠겨 있어 안에는 들어가 보지 못하다.

뜰에는 두 줄기가 맞붙은 느티나무가 있다.

김대건 기념관.

 

31. 미리내성지

한국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 신부의 묘가 있는 성지다. 병오박해(1846) 때 순교하신 김 신부의 유해가 이곳에 안장되면서 교회 안에서 특별한 의미를 가진 장소가 되었다. '미리내'라는 아름다운 이름을 가진 이곳은 천주교 신자들이 숨어들어 옹기를 굽고 화전을 일구어 살았던 곳으로, 밤이면 불빛이 은하수처럼 보여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성지 입구의 안내 표석.

성지 안으로 들어가는 길.

십자가의 길 시작 지점의 기도하는 예수 상.

성지 안에서 제일 우뚝한 건물은 '순교자 103위 시성 기념 성당'과 '성모당'이다.

'순교자 103위 시성 기념 성당' 입구와 내부.

성모당에는 무염시태(無染始胎, 원죄 없이 잉태 되신) 성모님이 모셔져 있다.

순교자의 모후께 봉헌된 79위 복자 시복 기념 경당.

경당 앞에 김대건 신부의 묘가 있다. 신부가 한강 새남터에서 순교 당하고 40일 후에 이민식 빈첸시오를 비롯한 미리내의 신자들이 시신을 이곳으로 옮겨와 안장했다.

경당 앞 뜰.

경당 옆으로 미리내에서 은이성지까지 가는 순례길이 있다. 다른 안내문에는 길을 정비하여 내년에 완성한다고 하니 그때 걸어봐야겠다.

성지 너른 터를 지키는 소나무.

1906년에 세워진 성 요셉 성당이다. 초기 신자 시절에 여기서 수 차례 미사를 드렸다. 성지에서 제일 정감이 가는 장소다.

성당 앞 벽면에 있는 '보혈의 십자가' 작품이다. 분청사기 기법으로 구었다고 한다.

성 요셉 성당 내부와 성 요셉 가족상.

성지 입구에는 성체조배실이 있다.

미리내와 인근에 있는 교우촌은 1801년 신유박해 이래 경기도와 충청도 지방의 신자들이 찾아들어야 산골짜기에 옮겨 살면서 형성되었다. 신자들은 골짜기마다 작은 마을을 이루며 척박한 밭을 일구고 그릇을 구워 팔아 생계를 유지했다. 김대건 신부의 시신을 이곳으로 옮길 수 있었던 것도 일찍부터 형성된 교우촌의 굳건한 신앙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곳에 살았던 신앙 선조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신앙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성지를 찾을 때마다 묵직하게 다가오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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