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산행이 뜸해졌다. 체력이 저하된 탓은 아니고, 발바닥에 생긴 통증 때문이라고 해야겠다. 적당한 걸음은 괜찮은데 많이 걸으면 발이 경고를 보내온다. 가능하면 산행을 자제하고 있다.
오랜만에 배낭 속에 한 끼 식사를 챙겨 길을 나선다. 집 가까이 있는 백마산 산행이다. 바로 지척에 있는 산인데 한 해 반만에 찾는다. 새광주주유소에서 버스를 내리면 바로 백마산행의 기점이다. 조금 걸어 올라가면 패러글라이딩 활강장이 나오는데, 한창 개발되고 있는 광주시의 서부 지역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이런 산길 참 좋다. 내 앞에 펼쳐져 있는 풍경만 봐도 마구 엔도르핀이 샘솟는다. 휴일이지만 사람 만나기가 가뭄에 콩 나듯 한다. 좋은 길이 호젓하기까지 하니 금상첨화다.
이 쉼터는 누군가가 항상 깔끔하게 쓸어 놓는다. 언제 봐도 그렇다. 매일 아침 이곳으로 올라오는 어떤 이의 일과인 것 같다. 자기 몸을 가꾸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쉼터를 내 것인 양 관리하는 정성은 아무나 흉내 내지 못한다. 여기서 쉴 때는 몸가짐이 더 조심스러워진다.
백마산 정상 옆에 있는 헬기장은 남쪽 방향으로 시야가 트여 있다. 아래 보이는 동네가 곤지암이다.
용마봉은 높이가 503m다. 백마산보다 더 높다. 백마산 줄기는 남북으로 길게 이어지는데 오르내림이 만만찮다. 백마산과 용마봉 사이에도 깊은 골짜기가 있다.
집에서 늦게 출발해서 오후 3시 경 용마봉에서 늦은 점심을 먹다.
용마봉을 지나 나오는 갈림길에서 산이리로 내려간다. 길이가 3km 정도 되는 말바위능선을 타면 된다. 드물지만 단풍나무도 보인다.
말바위능선에서 북쪽 방향으로 보이는 봉우리가 백마산이다.
발 통증은 산을 오를 때보다 내려갈 때 더 신경이 쓰인다.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말바위능선을 타고 산이리로 내려온 것은 이번이 첫길이었다. 말바위능선은 길이가 긴 대신 경사가 급하지 않다. 오랜만에 찾아서 백마산의 기운을 잘 받은 걸음이었다.
* 산행 시간: 5시간 30분(12:00~17:30)
* 산행 거리: 11km
* 산행 경로: 새광주주유소 - 마름산 - 백마산 - 용마봉 - 갈림길 - 말바위능선 - 산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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