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한양 삼십리 누리길 걷기

샌. 2019. 10. 12. 12:02

'한양 삼십리 누리길'은 경기도 광주시에서 최근에 만든 길이다. 광주 목현동에서 남한산성 산성리까지 12km 길이로 기존의 등산로와 마을길을 연결했다. 4개 구간으로 되어 있으며 오전리, 불당리, 검복리를 차례로 지난다. 옛날에 과거 시험을 보러 가던 선비들이 이용하던 길도 일부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과거 시험 길'을 주 컨셉트로 잡은 것 같다.

경떠회 다섯 명이 전 구간 걷기 도전에 나섰다. 남한산성 남문에서 만나 역방향으로 내려가는 코스를 택했다.

남한산성 7암문이 출발점이다. 산국이 곱게 피어 있다.

회원 여섯 중 하나만 빠지고 다섯 명이 만났다. 우리는 전부 '좌빨'이라 불릴 만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다. J가 새로운 용어를 하나 알려줘서 한참을 웃었다. '대깨문'이라고, '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이라는 뜻이란다.

화창한 가을, 검단산으로 가는 길에 아침 햇살이 쏟아진다.

경사가 급한 내리막길을 내려가면 검복리다. 조롱박 터널의 데크길은 신경을 써서 이 길을 만든 노력이 보인다.

군데군데 심심하지 않도록 눈요기거리를 설치해 놓았다. 솟대와 풍경을 결합한 모양도 재미있다.

과유불급인가, 약간 억지스러운 설명이나 조형물도 눈에 띈다. 의자 있는 쉼터가 좀 더 많았으면 좋겠다.

쬐끄만 나무에 이런 거창한 이름을 붙인 것까지는 그렇다 쳐도 한글 맞춤법이 틀렸다. '용트림'이 아니라 '용틀임'이어야 옳다. '용트림'은 '사람이 거드름을 피우려고 일부러 크게 힘을 들여 하는 트림'이다.

길은 예상보다 오르내림이 크다. 가벼운 산책 정도로 여겼는데 아니다. 만약 정코스대로 올라가는 길을 택했다면 정식 등산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시간이 너무 지체되어 마지막 구간 3km을 남기고 오전리에서 누리길 걷기는 끝내다. 도로를 따라 광지원리로 나와 메밀국수로 늦은 점심을 먹고, 커피집에서 이런저런 살아가는 얘기를 나누다 헤어지다.

그래도 오늘 남한산성 산성리에서 시작하여 검복리, 불당리, 오전리를 거쳐 광지원리까지 남한산성의 모든 마을을 두 발로 순회한 셈이다. 언제 목현동에서 올라가는 길을 따라 다시 도전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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