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성지(20) - 연풍성지

샌. 2019. 11. 8. 11:55

31. 연풍성지

1801년 신유박해 때 주문모 신부와 주요 교회 선조들이 순교하자 교우들은 신앙을 지키기 위해 산맥을 따라 남하하며 숨어 살게 된다. 충북 연풍 지방은 문경새재, 이화령을 넘어 경상도와 연결되는 길목이며 교차로로 천혜의 은거지이기도 했다. 교우촌의 보금자리가 된 연풍은 1866년 병인박해 때 많은 교우들이 체포되어 순교의 영광을 받은 곳이다.

또한 연풍은 황석두 루카(1813~1866) 성인의 고향이기도 하며 이곳 연풍성지에 성인의 묘소가 있다. 천주학을 버리든지 작두날에 목을 맡기든지 선택해야 할 때 성인은 "결코 진리를 버릴 수 없습니다." 라고 하면서 작두날에 목을 내밀었다. 평신도로서 교회를 위해 헌신적인 삶을 살았던 성인을 페롱 신부는 '조선교구에서 가장 훌륭한 회장이었다'고 증언했다. 성인은 페롱 신부의 한문 선생 겸 전교회장으로 활동했다.

200주년 기념 성당과 내부.

중앙 십자가 상.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 아래 성모님과 사도 요한이 있다. 대형 십자가가 있는 이곳은 신자들이 처형 당한 장소다.

옆에 순교현양비가 세워져 있다. 1859년에 김요셉이 치명 순교했고, 전바오로는 형구돌로 순교하였다고 전해진다. 그외 다수의 무명 순교자들이 피를 흘린 곳이다.

연풍성지의 대표 성인인 황석두 루카 상과 묘.

목에 밧줄을 걸고 반대편 구멍에서 잡아당겨 죽이는 도구인 형구돌이다. 병인박해 때 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체포되자, 손쉬운 처형 방법으로 고안해 낸 형구다. 연풍성지에서는 4개의 형구돌이 발견되었다.

연풍면 수령의 행정을 보좌하던 자치기구인 향청(鄕廳)이며, 풍속을 바로 잡고 민정을 대변하는 역할을 했다. 현재는 연풍성지 안에 있으며 주변이 성지로 개발 되었다.

가을물 든 성지가 고즈넉하고 예뻤다. 오래 전에 찾아왔을 때도 좋은 인상이었는데 그때의 느낌을 되새겨 보았다. 몇 시설물 배치가 변했고, 큰 성당이 세워진 것이 제일 달라졌다.

순례 확인 스탬프를 찍는 일은 필수다.

"우리는 자꾸만 스스로 '아는 사람'인 듯 여깁니다. 아는 사람이 아니라 '찾는 사람'이 되는 것이 순례길입니다."

성지 담임 신부님이 게시한 글에 오래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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