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성지(21) - 마재성지

샌. 2019. 11. 12. 15:22

32. 마재성지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에 있는 마재성지는 순교자인 정약종 아우구스티노를 비롯한 정약현, 정약전, 정약용 등 4형제가 태어난 곳이다. 정씨 일가는 천주교와 깊은 관련을 맺었다. 정약현의 부인이 이벽의 누이이고, 사위가 황사영이다. 그리고 정씨 형제의 누이는 한국 최초의 세례자인 이승훈의 부인이다.

형제 중에서 정약종은 끝까지 신앙을 지켜 순교한 한국천주교회의 기둥이다. 정약종은 형제 중 제일 늦게 신앙을 받아 들였지만, 불타는 열성으로 신앙인의 길을 걸었다. 최초의 평신도 단체인 명도회의 초대회장으로 전교에 힘썼고, 한글 교리서인 <주교요지>을 편찬했다. 그 뒤 교리서인 <성교전서>를 쓰던 중 1801년 신유박해 때 참수형을 당하셨다.

다산 정약용은 초기에는 신앙 생활을 했으나 신유박해 때 배교함으로써 죽음을 면하고 강진으로 유배를 갔다. 비록 배교했으나 18년 간의 유배 생활에서 많은 명저를 남긴 수확이 있었다. 다산도 유배가 풀리고 다시 고향으로 와서는 교회로 돌아왔다고 한다.

마재 성가정 성지는 다섯 분의 신앙 선조(복자 정약종 아우구스티고, 복자 정철상 가를로, 성 정하상 바오로, 성녀 정정혜 엘리사벳, 성녀 유조이 체칠리아)를 모시고 있다. 정철상과 정하상은 정약종의 아들이고, 정정혜는 딸, 유조이는 부인이다. 마재는 정약종과 그의 가족을 기념하는 성지라고 할 수 있다.

십자가의 길 8처 옆에 있는 예수 성심상에서는 예수님의 손을 잡고 기도를 드린다.

월요일이라 성당 문이 잠겨 있어 성당 안에는 들어가 보지 못하다.

낮은 산 아래에 약종 동산이 있다. 성 가정을 위해 기도를 하는 코스가 마련되어 있다.  

가을 단풍이 예쁜 동산이었다.

사색에 잠기기 좋은 '마재 명상길'도 있다. 아담하고 소박한 성지 분위기가 좋았지만 성지에 대한 안내문이 없어 아쉬웠다. 순례 오는 사람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필요해 보인다.

마재성지 가까이에 정약용 생가와 묘, 기념관 등이 있고, 팔당호를 낀 공원도 넓다. 어딜 가든 우리나라의 가을은 참 아름답다. 단풍 고운 날 찾아본 마재성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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