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2019년 가을 창경궁

샌. 2019. 11. 6. 18:46

거의 2년 만에 연락이 된 전 직장 동료 넷이 서울에서 만났다. 때가 가을인지라 내 제안으로 창경궁 단풍 감상을 겸해 고궁에 모였다. 오랜만에 보는 얼굴이 반가웠고, 옛날 직장 생활 얘기에 웃음꽃이 피었다.

올 단풍은 예년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 창경궁만 아니라 다른 곳 단풍도 맑은 맛이 떨어진다. 그래도 가을의 정취를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가을은 모든 잎이 꽃이 되는 두 번째 봄이다." 버스 타고 가는 길가에서 본 글귀다. 옳거니, 하며 무릎을 쳤다. 어쩌면 봄보다 더 화려한 계절이 가을이다. 식물은 제 마지막을 이리도 아름답게 장식한다. 억지로 하려는 게 아니라 지극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다. 허나 사람은 어떠한가. 아무리 노력해도 한 그루 나무를 닮을 수 없다.

창경궁을 한 바퀴 돈 뒤 성균관 명륜당 은행나무를 알현하고 성대 앞에서 점심을 하고 헤어졌다. 오랜만에 Y형과 바둑 한 수 두려 했으나 손주 봐주러 일찍 가야 한다 해서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 나이가 되면 꼭 손주가 문제다. 만남이 일찍 파할 수밖에 없다는 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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