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본느낌

클래식이 알고 싶다

샌. 2020. 2. 18. 12:34

피아니스트 안인모 씨는 팟캐스트 '클래식이 알고 싶다'를 통해 만나고 있다. 맑고 청아한 매력적인 목소리에 재치 있는 진행으로 한 번 들으면 쉽게 빠져든다. 음악 해설도 기존의 딱딱한 틀에서 벗어나 누구라도 클래식에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같은 이름으로 안인모 씨가 쓴 <클래식이 알고 싶다>는 낭만 시대의 대표적인 음악가 여섯 사람을 소개하는 책이다. 그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대표곡을 듣다 보면 클래식의 세계에 흠뻑 잠긴다. 시대의 특징이 그랬는지 몰라도 음악 작품만이 아니라 그들의 삶 또한 낭만적이었고, 타고난 천재성이 빛을 발하도록 열정적으로 살았던 그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1) 완벽한 미완성, 방랑하는 봄 총각 슈베르트

2) 이별을 노래하는 피아노 시인 쇼팽

3) 사랑을 꿈꾸는 슈퍼스타 리스트

4) 꿈꾸는 환상 시인 슈만

5) 눈물의 로망스, 건반 여제 클라라

6) 영원한 사랑, 가을 남자 브람스

 

예술가의 생애는 흥미진진하다. 음악가마다 나름의 애틋하면서 아름다운 사연이 있다. 여러 여인을 전전하며 인기를 누리기도 했고, 이루지 못한 사랑에 괴로워하기도 했다. 천재의 광기와 열정이 더해 그들의 일생을 더욱 극적으로 만든다.

 

이 중에서 다시 눈길을 끄는 건 클라라를 중심으로 그녀를 향한 슈만과 브람스의 사랑 이야기다. 전에 영화 '클라라'를 본 적이 있지만 오래돼서 기억이 잘 나지 않다가, 이번에 세 사람의 관계를 다시 되살려 볼 수 있었다. 특히 클라라 개인의 강인한 인간적인 면모를 확인할 수 있었다.

 

클라라는 61년간 1,300여 회의 연주회를 다닐 정도로 열정적으로 산 피아니스트였다. 어린 시절 부모와의 갈등, 슈만과의 사랑과 이별, 브람스와의 만남, 일곱 아이를 양육해야 하는 워킹맘으로서 클라라는 독립심과 책임감이 강한 여인이었다. 브람스와도 절제를 지키며 남녀 간의 관계를 넘어선 모성적 우정을 유지했다. 둘은 '소유하지 않는 영원한 사랑'을 지켰다 할 수 있다. 독신으로 살아간 브람스는 클라라가 죽자 곧 뒤를 따랐다. 클라라는 노력과 책임과 열정이 어우러진 예술가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는 본문 사이에 QR코드가 있어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으면 바로 해당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작곡가의 사연에 관계된 작품을 바로 들을 수 있어 좋다. 브람스의 실제 목소리와 그의 연주 솜씨를 감상할 수도 있다. 에디슨이 발명한 축음기로 브람스의 목소리를 녹음할 수 있었다고 한다.

 

<클래식이 알고 싶다>는 19세기 낭만 시대를 풍미한 천재 작곡가들의 삶과 음악, 그리고 사랑 이야기다. 뛰어난 음악 재능을 타고나서 한 시대를 빛낸 음악가지만 그들 역시 사랑하고 고뇌하며 살아간 한 인간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 멀리 있는 그들이 우리 곁으로 가깝게 다가온다. 어렵고 멀게 느껴지는 클래식을 한결 쉽고 친근하게 만드는 능력이 안인모 씨에게는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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