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장마 사이 뒷산 한 바퀴

샌. 2020. 7. 26. 15:40

장마 사이에 푸른 하늘이 열렸다. 망설임 없이 배낭을 꺼내서 뒷산으로 나갔다. 요사이는 바깥 걸음이 많이 부족하다. 자꾸 게을러지는 걸 코로나 탓으로 돌리지만, 내심에는 좀 게으르게 산들 어떠랴 싶은 마음도 있는 것이다.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살아보라고, 코로나가 강요하는 이때가 아니면 언제 엄두를 낼 수 있겠는가.

그저께 비바람이 심하게 친 탓인지 산길에는 나뭇잎이 많이 떨어져 있다.

산 정상에 정자가 새로 생겼다. 전에는 돌무더기가 있던 자리다.

뒷산에서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바위 중 하나다.

뒷산과 접해 있는 마을은 텃밭에 둘러싸여 있다. 집도 4층으로 된 연립주택 형태다. 그리고 집 밖을 나오면 흙을 밟을 수 있다. 도시와 농촌의 중간 지대쯤 된다. 시멘트로 덮인 동네와는 공기의 내음부터 다르다. 돈 냄새를 맡고 투기꾼이 덤벼들지도 않는다. 사람 사는 곳이 어디인들 큰 차이가 나랴만은, 그래도 이웃 사이의 오순도순 인정(人情)이 다소라도 남아 있을 것 같은 정겨움이 느껴진다.

뒷산을 시계방향으로 한 바퀴 돌았다. 한 바퀴 돌면 거리는 6km 가량 되고, 세 시간 정도 걸린다. 요즈음 체력으로는 살짝 지치는 정도다. 여름 날벌레의 극성이 줄어들면 자주 뒷산을 찾게 될 것이다. 이런 착한 산길이 옆에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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