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묵언수행 중인 뒷산

샌. 2021. 12. 17. 11:06

 

초겨울 뒷산은

묵언수행 중인 선방처럼 고요하다.

 

그 적요(寂寥)를 방해할까 저어되어

발걸음이 조심스럽다.

 

 

처남 부부가 코로나에 걸렸다는 연락이 왔다. 열이 나길래 미심쩍어 검사를 받았더니 부부가 동시에 확진이란다. 다행히 목이 간지러운 것 외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고 한다.

 

이웃의 한 분은 몸살기가 있어 약을 먹고 일시 괜찮아졌다가 다시 심해져서 병원에 갔는데 다음날 사망했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은 뒤에 확인이 되었는데, 원인 불명의 폐 손상에 의한 급사였다. 가까이 지냈던 한 분이 인생이 허무하다면서 엉엉 우는 걸 봤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내 곁에까지 다가온 느낌이다. 바이러스가 침투해도 아무렇지 않은 사람이 있고, 졸지에 위급한 환자가 되기도 한다. 백신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도 있다. 비슷한 조건에서 누구는 멀쩡하고 누구는 죽는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걸까, 아니면 단지 운이 좋을 뿐일까.

 

확진자 수가 하루 7천 명대를 기록하고 있지만 이대로 두면 수만 명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한다. 위드 코로나를 멈추고 다시 거리 두기가 시행되었다. 사적 모임은 4인까지이고, 식당이나 카페도 영업 제한에 들어갔다. 나도 모임 단톡방에 글을 올렸다.

"당분간 겨울잠 자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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