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마르코복음[47]

샌. 2022. 5. 28. 09:50

예수께서 거기서 떠나 유대 지역으로 또한 요르단 강 건너편으로 가시자 군중이 또 모여드니, 늘 하시던 대로 다시 그들을 가르치셨다. 그런데 바리사이들이 다가와 그분을 떠보려고 "남편이 아내를 버려도 됩니까?" 하고 물었다. "모세가 어떻게 명했습니까?" 하고 되물으시니 "모세는 이혼장을 써 주고 아내를 버리는 것을 허락했습니다" 하자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모세는 당신네 마음이 모질기 때문에 그 계명을 적어 남겼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태초부터 사람을 남자와 여자로 만드셨습니다. 그래서 사람이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서 아내와 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됩니다. 이제 둘이 아니라 한 몸입니다. 하느님이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됩니다."

집에서 제자들이 다시 그 일에 대해 물으니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아내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결혼하는 자는 간음하는 자입니다. 또 아내가 남편으로 버리고 다른 남자와 결혼하는 것도 간음하는 것입니다."

 

- 마르코 10,1-12

 

 

바리사이들과 논쟁 중에 나온 이 말씀을 지금의 시각으로 봐서는 안 된다. 남녀가 거의 평등을 이룬 지금 기준으로 보면 예수의 말씀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당연한 견해일 수 있다. 그러나 2천 년 전 유대 사회는 남성 중심의 가부장제 사회였을 것이다. 여자는 남자의 소유물이었으며 이혼장만 써 주면 아내를 마음대로 버릴 수 있었다. 여자가 남자를 버리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예수의 마지막 말씀을 보면 남자와 여자를 완전히 동격으로 대한다. 남자가 여자를 버리듯 여자 역시 남자를 버릴 수 있다는 전제하에 간음죄를 말한다. 당시의 남녀관과 결혼에 대한 관습을 고려할 때 파격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예수가 꿈꾸는 하느님 나라의 실현은 사회 정의의 회복에 다름 아니다. 이는 사회의 기본 단위인 가정에서부터 그 가치가 구현되어 나가야 한다. 예수의 말씀을 그런 관점에서 받아들이고 싶다.

 

'삶의나침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르코복음[49]  (0) 2022.06.27
마르코복음[48]  (0) 2022.06.15
마르코복음[46]  (0) 2022.05.16
마르코복음[45]  (0) 2022.05.06
마르코복음[44]  (0) 2022.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