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의단상

자전거도 조심합시다

샌. 2010. 9. 29. 12:09

한강 둔치에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부쩍 많아졌다. 남녀노소의 구분이 없다. 요사이는 장비가 좋아져서 그런지 자전거 스피드도 상당하다. 건강이 우선이겠지만 스피드를 즐기기 위해 타는 사람도 꽤 되는 것 같다. 바람을 가르며 달리면 기분이 좋겠지만 그만큼 위험도 커지고 있다.

오늘 아침에 자전거 사고를 옆에서 보았다. 길을 건너던 사람과 달리던 자전거의 충돌이었다. 둘 다 상대를 의식하지 못했는지 눈 깜짝할 사이에 사고가 일어났다. 자전거를 탄 사람은 앞으로 날아갔고, 걷던 사람은 넘어지며 머리를 바닥에 부딪혔다. 머리에서 나온 붉은 피가 아스팔트 위로 번져나갔다. 그 사람은 꼼짝도 못하고 누워 있었다. 너무 무서워 나는 가까이 가지도 못했다. 자전거를 탄 사람은 헬멧을 써서충격이 덜했는지 얼굴에 피를 흘리면서도 119에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큰일 났어요. 사람이 죽어가요. 빨리 와주세요."

자전거 사고가 이렇게 무서운 줄 몰랐다. 그 사람은 나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한강에 나왔다. 한 손에 생수병을 든 걸 보니 건강을 위해 아침 걷기에 나온 것 같았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한 순간에 큰 사고를 당하고 말았다. 제발 심각한 부상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자전거를 타던 청년은 출근길이었던 것 같다. 아침에는 한강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는 사람들이 많다. 본인이 다친 건 고사하고 졸지에 가해자가 되어 책임을 지게 되었다. 청년의 놀라고 당황해 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한강 둔치는 자전거를 타는 길과 걷는 길이 구분이 안 된 곳이 많다. 잠깐의 방심으로 큰 사고를 당할 수 있다. 그저 조심하고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은 한적한 곳이 아니라면 속도를 줄이자. 한강을 걷다 보면 옆에 사람이 있어도 그냥 질주한다. 좁은 길에서는 걷는 사람이 조금만 방향을 바꾸어도 충돌 사고가 생길 수 있다. 뒤에서 달려오는 자전거는 알아챌 수가 없다. 걷는 사람도 주의해야 한다. 길을 건너거나 방향을 바꿀 때는 꼭 주변을 살피는 습관을 들이자. 상대방이 알아서 피해가겠지, 하는 예단은 금물이다. 달리는 자전거의 관성이 겉으로 보기와는 달리 대단하다. 자전거라고 하찮게 보면 절대 안 된다.

'길위의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방살이  (1) 2010.10.08
골디락스 행성 첫 발견  (2) 2010.10.02
북한산 둘레길 자료  (0) 2010.09.29
한 장의 사진(14)  (0) 2010.09.25
[펌]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법  (1) 2010.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