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마르코복음[80]

샌. 2023. 6. 4. 10:17

안식일이 지나자 막달라 여자 마리아와 야고보의 어머니 마리아와 살로메가 무덤에 가서 예수께 발라 드리려고 향료를 샀다. 주간 첫날 이른 새벽, 해가 떠오를 무렵에 그들은 무덤으로 갔다. 그들이 "누가 우리를 위해 무덤 입구에서 돌을 굴려내어 줄까요?" 하면서 눈을 들어 바라보니 돌은 이미 굴려져 있었다. 그 돌은 매우 컸다. 무덤으로 들어가 보니 웬 젊은이가 흰 예복을 입고 오른편에 앉아 있었다. 그들은 몹시 놀랐다. 젊은이가 말했다.

"너무 놀라지 마시오. 여러분은 십자가에 처형되신 나자렛 사람 예수를 찾고 있지만, 그분은 부활하여 여기 계시지 않소. 보시오, 그분을 안장했던 곳이오. 그분 제자들과 베드로에게 가서 '예수께서는 말씀하신대로 여러분에 앞서 갈릴래아로 가실 것이니, 거기서 뵙게 될 것입니다' 하고 말하시오."

여자들은 밖으로 나와 무덤에서 달아났다. 그들은 벌벌 떨며 넋을 잃었고, 너무나도 겁이 나서 아무에게도 말을 하지 않았다.

 

- 마르코 16,1-8

 

 

아리마태아 요셉이 바위에 뚫린 무덤에 예수의 시신을 안장하고 이틀이 지난 새벽에 세 여인이 무덤을 찾아갔다. 예수의 시신에 향료를 발라드리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무덤을 막은 돌은 옆으로 굴려져 있었고 안은 텅 비어 있었다. 여기가 기독교에서 가장 극적이면서 논란이 되는 부분이다. 바로 예수의 부활이다. 

 

흰 예복을 입은 젊은이의 말이 아니었다면 세 여인은 예수의 시신이 다른 데로 옮겨졌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예수를 따르던 추종자들이 많았기 때문에 누군가가 비밀리에 예수의 시신을 가져갔을 수 있다. 그게 가장 합리적인 사고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신앙/믿음의 영역이 시작된다. 예수가 부활했다는 믿음은 강력한 힘을 가지고 예수를 따르던 사람들을 사로잡았다. 그 뒤 제자들의 백팔십도로 달라진 행동을 보면 분명 무슨 일이 있었음이 틀림없다. 예수가 실제 육신의 부활을 했느냐, 아니랴는 별 의미가 없다. 믿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예수가 새롭게 살아났다는 것이 예수의 부활 사건이 아니겠는가.

 

예수의 부활을 처음 확인하고 전한 사람은 세 여인이었다. 그중에서도 예수의 마지막 생애에 제일 자주 등장하는 막달라 여자 마리아가 중심 인물이다. 막달라 마리아는 일곱 귀신에 들렸다가 예수에 의해 고침을 받고 열렬한 추정자가 되었다. 제대로 기록이 안 되어서 그렇지 남자인 열두 제자를 뛰어넘는 역할을 했을지도 모른다. 예수가 부활했다는 첫소식을 알린 막달라 마리아야말로 기독교 태동의 방아쇠를 당긴 여인이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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