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로 첫 만남이니 거의 4년 만이다. 신원역에서 다섯 명이 만나기로 했으나 실제 나온 사람은 셋이었다. 한 사람은 아침에 갑자기 불가피한 일이 생겼고, 다른 한 사람은 여름에 산에 오르기가 망설여졌는가 보다. 점심 자리에서 만나기로 했다.
부용산에 오르기 위해서 몽양기념관을 지난다. 작년에 공사를 시작하더니 왼편에 번듯한 새 건물이 자리 잡았다.
바로 산을 타지 않고 신원리 마을길로 들어선다. 과거 인연이 있는 분의 집에 들리기 위해서다.
정원을 잘 가꾸어놓은 집이다. 노쇠한 어머니 대신 지금은 아들이 거주하면서 관리한다.
구름 끼어서 덥지 않고 바람 시원한 날이었다. 대신 하계산 전망대에서 보이는 양수리는 선명하지 못했다.
6월의 녹음 속을 걷는다. 부드러운 전나무 숲길이 콧노래라도 나올 듯 기분을 밝게 한다.
산을 내려와서 연밥으로 늦은 점심을 먹었다. 늦게 나온 친구가 텃밭에서 따온 상추를 줘서 한 보따리 받았다. 일행과 헤어진 뒤 두물머리 물레길을 잠깐 더 걸었다.
부용산은 366m의 낮은 산으로 완만한 능선길이 편해서 우리 같은 노년들이 즐겨 찾는다. 등산이라고 할 것까지는 못 되지만 반가운 얼굴들과 오랜만에 좋은 산길을 걸었다. 이 또한 감사한 일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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