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구멍에 바닷바람을 쐬러 가자는 제안에 셋이서 길을 나섰다. 마침 B가 강릉에 마련해 둔 작은 아파트가 있어서 숙소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다. 구름 많고 바람 선선한 초여름의 한 날이었다.
영동고속도로를 달려 점심은 강릉 초당순두부를 맛봤다. 초당순두부 맛이 예전 같지 않다고 근래에는 찾지 않았는데 이번에 B가 추천한 '차현희순두부청국장'은 그런 선입견을 불식해줬다. 다음에는 청국장 맛도 보고 싶어지는 집이었다.
먼저 강문해변에 들렀다. 강문해변은 작은 천을 경계로 경포해변과 나란한 곳이다.
강문해변과 송정해변은 아름다운 솔숲길로 연결되어 있다. 이런 길을 보면 걷지 않을 수가 없다.
경포해변, 강문해변, 송정해변, 안목해변으로 이어지는 푸른 바다와 백사장, 송림은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을 멋진 풍경을 보여준다.
안목해변의 커피를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다. 전망 좋은 카페 2층에 자리를 잡았다.
안목해변 끝자락에 죽도봉공원이 있다. 대나무가 많은 야트막한 언덕인데 강릉항이 한 눈에 내려다 보였다. 우리 외에는 찾아오는 사람이 없었다.
죽도봉은 솔바람다리를 통해 남항진해변과 연결되어 있다.
솔바람다리는 남대천을 가로지른다.
밀물이 몰려드는 남대천 하구의 왜가리 한 마리.
오후 늦게 강릉 시내로 나갔다. 월화교라는 옛날 철교가 지금은 보행교로 변신했다. 다리 끝에 월화역 흔적이 남아 있다.
중앙전통시장을 구경한 뒤 셋이서 공놀이를 즐겼다. 고만고만한 실력들이라 더 재미있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다시 월화교를 지났다. 월화교 주변은 강릉의 새로운 관광지구로 개발하고 있는 것 같았다.
당구를 치는 바람에 저녁 식사 시간이 늦어졌다. 문 연 곳을 찾느라 이 거리 저 거리를 헤매다가 골목길에서 허름한 식당을 발견했다. 두루치기를 준비하는 아줌마 손길이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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