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당남리섬을 산책하고 천서리 막국수를 맛보다

샌. 2023. 6. 19. 16:19

아침에 처가 쪽에서 안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심란한 마음을 달래려고 아내와 같이 외출을 했다. 멀리 나가지는 못하고 여주 당남리섬을 한 바퀴 도는 산책을 하고 천서리 막국수로 점심을 했다. 기온이 33℃까지 올라간 땡볕 속이었다.

 

당남리섬은 청보리는 때가 지나 모두 베어졌고, 수레국화 꽃밭도 대부분 꽃이 지고 씨를 맺고 있었다. 개망초, 금계국, 메밀꽃이 그나마 한창이었다. 멀리 남한강 이포보가 보인다. 

 

 

볕이 따가워 쉼터에서 자주 쉬어야 했다. 사람들 살아가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인간은 운명에 순응하며 살 수밖에 없다는데 공감을 했다. 태어나자마자 얼마 안 돼 죽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백 년의 수를 누리면서 호의호식하는 악인도 있다. 세상은 선악의 결과가 공평하게 구현되는 곳이 아니다. 천도(天道)의 비밀을 어느 누가 헤아릴 수 있단 말인가.

 

 

천서리 막국수와 인연을 맺은지는 30년이 넘는다. 항상 다니는 단골집이 있지만 오늘은 쉬는 날이었다. 어쩔 수 없이 옆집에 갔는데 이 집 역시 대기표를 받아야 할 정도로 북적였다. 이 집은 매운맛을 내는 막국수가 특징이었다. 편육과 함께 맛있게 먹었다. 같은 막국수지만 집집마다 나름의 특색이 있다.

 

인생에서는 어느때보다 지금이 가장 아름답고 반짝이는 날이란 걸 명심한다. 과거도 아니고 미래도 아니다. 모든 존재는 서로간의 인과율에 얽혀 있겠지만, 각각은 독립자로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하염없는 인연보다는 이 당당한 독립에 초점을 맞추면 인생의 짐이 조금은 홀가분해지지 않겠는가. 너에게 건네는 당부는 동시에 나에게 보내는 충고이기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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