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의단상

너희들은 좋겠다

샌. 2010. 7. 30. 14:20

너희들은 좋겠다. 대한민국이 제일 살기 좋은 나라라고 믿는 너희들, 그리곤 꼭 덧붙이지. 돈만 있으면, 하고. 너희들은 좋겠다. 삶에 대한 본질적 고민은 해 본 적이 없는 너희들. 아니, 하려고도 하지 않지. 존재, 의미, 이념같은 단어들은 너희들과는 무관하지. TV 연속극 앞에서 희희덕거리고, 책이라고는 여성잡지나 들추는 게 고작이지. 그러면서 명품의 착실한 고객이 되어주고, 고급 레스토랑에서는 우아한 척 폼을 잡을 줄 알지. 그래야 하루를 멋있게 살았다고 가슴이 뛰는 너희들, 너희들은 좋겠다. 아무런 역사 의식도 현실 의식도 없이 잘만 살아가는 너희들, 너희들을 보면 무의식이 상팔자라는 말이 뭘 뜻하는지 알 것도 같다. 그러나 나 편히 잘 먹고 잘 사는 게 인생의 최종 목표가 될 수는 없다는 건 기억해 두렴. 분명히 언젠가는 가슴으로 통곡할 날이 있을 거야. 그날이 이승에서의 마지막 날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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