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란 우리가 성취하고 달성하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특히 돈이나 지위 등 눈으로 보고 느껴지는 것에서 행복을 얻을 가능성은 더욱 낮다. 그것은 돈이나 지위를 쟁취하거나 유지하기 위해 지불해야 할 반대급부가 너무 큰 탓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우리들 일상의 노고는 돈이나 더 높은 지위를 얻기 위해서 쓰이는 게 대부분이다. 행복해지기 위해서 산다고 하는 말과는 상당히 이율배반적이다.
물질적 풍요나 힘, 높은 지위는 진화 과정에서 종족보존에 유리하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우리가 추구하게 되는 성향이 있지만 행복과는 크게 상관이 없다고 한다. 더구나 현대는 그런 것들이 원시시대만큼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지도 않는다. 욕망의 추구는 또 다른 욕망을 낳기 때문에 자족하기가 어렵다. 1억을 가진 사람이 2억을 가지게 되면 일시적으로는 만족도가 높아지지만 앞에는 다시 3억이라는 목표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런 삶은 행복해지기 위한 땀만 요구할 뿐이다.
행복[happiness]의 어원은 '일어난다‘는 뜻의 ’happen'이라고 한다. 이 말에는 내 의지나 노력과는 별개로 ‘저절로’ 생긴다는 의미가 들어있다. 행복이란 정말 그런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행복이란 내 안에 이미 갖추어져 있는 것이다. 그것이 외적 조건의 성취와 무관하게 발생하고 샘솟아 나오고 그럴 때 우리는 행복감을 느낀다. 그런 내면의 움직임을 무시하고 외적인 성취만을 추구할 때 행복은 도리어 움츠러들게 된다. 세상에서 말하는 성공이라는 목표에 매진하기보다는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는 것이 행복의 요건이라는 것이다.
꽃밭에서 나비를 잡으려고 뛰어다녀도 나비는 도망을 갈 뿐 잡히지 않는다. 그러나 꽃밭에서 한 시간만 가만히 앉아있어 보라. 나비는 살며시 어깨 위에 앉으며 저절로 다가올 것이다. 행복도 그와 같은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