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가 불타는 광야를 걷고 있을 때였다. 홀연 미친 코끼리 한 마리가 나타나 나그네에게 덤벼들었다. 마침 주위에는 입구에 큰 나무 한 그루가 거인처럼 가지를 벌리고 서 있는 우물이 있고, 우물 안으로 나무에 얽힌 칡덩굴이 내려뜨려져 있었다. 나그네는 급한 김에 칡덩굴을 타고 내려가 우물 안을 피신처로 삼았다. 하지만 우물 안도 살벌하긴 마찬가지였다. 우물 안쪽 벽에는 이무기 네 마리가 혀를 날름거리고 우물 아래에는 독룡이 입을 벌리고 있었다. 더욱이 나그네가 매달려 있는 칡덩굴을 검은 쥐와 흰 쥐 두 마리가 덤벼들어 갉아댔다. 이런 절박한 순간, 나무 위 벌집에서 꿀이 한 방울씩 떨어졌다. 나그네는 칡덩굴에 매달린 채 꿀맛에 탐닉하기 시작했다. 그 맛이 어찌나 달던지 모든 고통을 잠시 잊을 판인데, 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