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11 2

수산리 굴참나무

우리나라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참나무가 다섯 그루 있다. 이 수산리 굴참나무도 그중 하나다. 울진군 근남면 수산리의 작은 언덕 위에 있다. 옆으로는 왕피천(王避川)이 흐른다. 수령은 300년 정도로 추정하는데, 참나무가 이 정도면 굉장히 오래 산다고 할 수 있다. 나무 높이는 20m, 줄기 둘레는 6m다. 고령 탓인지 나무는 많이 상했다. 센 태풍이 지나가면 위태할 정도로 허약해 보인다. 인간의 보살핌이 있었기에 이만큼이라도 삶을 유지하지 않나 싶다. 옛날에는 성류굴이나 불영사를 찾아가는 행인들의 이정표 역할을 이 나무가 했다고 한다. 언덕에 큰 참나무가 있으니 그걸 끼고 돌아가면 된다고 알려주었을 것이다. 지금은 내비게이션이 있으니 나무를 찾는 사람은 거의 없다. 작은 화면을 쳐다보느라 거목이 있는지..

천년의나무 2019.12.11

스쿨서점의 추억

어머니가 백내장 수술을 받으셨다. 마침 고향에 간 길에 어머니를 모시고 영주 시내에 있는 병원에 들렀다. 언제 봐도 지방 병원과 약국은 노인들로 만원이다. 어머니는 항상 말씀하신다. "병원과 약국은 늙은이가 먹여 살린다." 이번에도 두 시간 넘게 기다려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대기 시간을 이용해서 나는 영주 시내를 산책했다. 시내에 나가면 꼭 들러보는 곳이 있다. 스쿨서점이다. 간판에도 'Since 1954'라 적혀 있는데, 아무튼 무척 오래된 서점이다. 내가 초등과 중학교에 다닐 때 참고서는 이 서점에서 샀다. 50년도 더 된 옛날이다. 그때는 스쿨서점이 영주 시내에서 거의 유일한 서점이었고, 위치는 지금의 맞은편에 있었다. 스쿨서점에는 떠올리기 싫은 추억이 있다. 아마 초등학교 6학년 때였을 것이다..

사진속일상 2019.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