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반만에 뒷산을 찾다. 걷기를 위한 걸음도 꼭 그만큼만이다. 올해만큼 걷기를 소홀히 한 적도 없다. 등산은 두세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핑계는 있지만, 그냥 게을러졌다고 해야겠다. 며칠 전 모임에 나갔더니 다들 휴대폰으로 걸음수를 체크하며 하루 만 보 걷기를 실천하고 있었다. 옆에 앉았던 Y는 11월의 하루 평균 걸음수가 2만 보가 넘었다며 자랑스레 보여주었다. 나도 분발해야겠다고 다짐하지만 한 번 발동이 꺼지니 다시 불붙이기 쉽지 않다. 더구나 겨울이 닥쳤으니 해동되는 내년 봄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겠다. 오랜만에 걸으니 우선 숨이 차다. 내 몸이 이렇게 무거웠나 싶다. 속도를 늦추고 쉬엄쉬엄 오른다. 등산화를 신고 집 밖을 나서기가 어렵지 어쨌든 나오면 좋다. 맑고 차가운 산기운을 흠뻑 들이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