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 34

성지(24) - 해미순교성지

37. 해미순교성지 대전교구에 속한 해미순교성지는 1797년(정사박해)부터 1872년까지 대략 1천 명 이상이 순교한 곳이다. 그중에서 이름이 밝혀진 순교자는 132명이며, 인언민 마르티노, 이보현 프란치스코, 김진호 비우 세 분은 프란치스코 교황님에 의해 2014년에 시복 되었다. 순교자 중 대부분이 무명인 이유는 당시 해미현은 무관영장이 지역 통치를 하면서 권력을 남용하여 자유로이 박해를 하면서도 중앙에 보고하지 않았고 기록도 남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명 순교자의 묘. 잡아온 천주교인을 죽이는 방법은 다양했다. 사약, 몰매, 참수, 생매장과 함께 물에 빠트려 처형하는 수장형이 있었다. '진둠벙(죄인둠벙)'이라 불리는 웅덩이가 남아 있다. 팔을 묶은 신자를 거꾸로 떨어뜨려서 이 둠벙 속에 쳐박혀 죽게..

사진속일상 2020.06.03

운산초교 등나무

충남 서산시 운산면 운산초등학교 교정에 있는 등나무다. 수령이 150년인데 서로 얽힌 줄기 모양이 수십 마리 뱀이 똬리를 틀고 있는 것 같다. 잘 찾아보면 뱀 머리 모양도 보인다. 초등학교 아이들에게는 좀 무서워 보일 형상이다. 어쨌든 기괴하면서 오묘한 섭리를 보여주는 등나무다. 등나무꽃 피는 시기에 왔다면 훨씬 더 장관을 볼 것 같다. 등나무 그늘 밑에는 야외 수업용 의자가 마련되어 있다. 운산초등 출신이라면 이 등나무와 관계된 추억 한두 가지는 갖고 있으리라. 등나무의 저 넓고도 질긴 생명력을 찬탄한다.

천년의나무 2020.06.02

꽃지와 운여해변

바람 쐬러 아내와 함께 안면도에 갔다. 안면도자연휴양림과 수목원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첫 번째 계획이었다. 그러나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휴양림은 매월 첫번째 월요일이 쉬는 날이었다. 아쉽게 발걸음을 돌려 꽃지해변으로 향했다. 썰물이 되어 할미, 할아비 바위까지 걸어서 가기는 처음이었다. 멀리서만 보다가 가까이 가서 본 느낌이 색달랐다. 바위 주변 돌은 칼 같이 날카로웠다. '꽃지'는 바닷가를 따라 해당화가 많이 피어서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지금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해수욕장도 공사를 하느라 어수선하다. 모래사장을 가로질러 목책이 세워져 있고, 모래를 보충하려는 듯 흙을 쌓아 놓았다. 목책은 모래 유실을 방지하기 위한 시설로 생각된다. 두 번째 계획은 운여해변에서 낙조를 보는 것이었다. 운여해변 낙..

사진속일상 2020.06.02

금강경[22]

수보리 장로가 부처님께 여쭈었네. "행복하신 분이시여, 부처님께서 얻으신 위 없이 바른 깨달음이란 얻을 것이 없는 깨달음이겠습니까?" "그렇습니다. 참으로 그렇습니다. 더 나아가 수보리여, 여래가 얻은 위 없이 바른 깨달음은 어떤 작은 법조차 얻을 것이 없는 그런 깨달음입니다. 위 없이 바른 깨달음이란 그런 것입니다." - 금강경 22(얻을 진리가 없는 진리, 無法可得分) 사월초파일이면 동네 할머니들은 깨끗이 빨아 준비한 하얀 옷으로 단장하고 청계사로 갔다. 그 뒤를 아이들이 따랐다. 나도 외할머니를 따라나섰다. 외할머니 머리 위에서는 부처님께 드릴 곡식을 싼 보퉁이도 흔들리고 있었다. 청계사는 이웃 마을을 지나 야트막한 산을 넘으면 나왔다. 할머니들이 법당 안에 들어가면 아이들은 절에서 주는 음식을 얻..

삶의나침반 2020.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