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하는 아이들을 오랜만에 본다. 오늘이 새 학기가 시작하는 날이다. 마스크를 쓴 채 느릿느릿 학교로 가는 발걸음이 무거워 보인다. 코로나 때문에 작년에는 주로 재가 학습을 했으니 교실에서 친구들과 같이 공부하는 일이 낯설지 모른다. 3월 2일이 스트레스인 건 교사였던 나도 마찬가지였다. 설레임보다 또 어떻게 일 년을 티격태격하며 보낼까, 하는 걱정이 더 컸다. 새로운 아이들을 만나는 것도 부담이었다. 나의 3월 2일은 늘 그렇게 납덩이처럼 무거운 심정으로 시작했다. "그래, 다섯 달만 버티면 방학이야." 이 말을 주문처럼 외우면서 출근했던 기억이 난다. 30년 넘게 교직에 있었지만 내 체질에는 맞지 않았다. 가르치는 일이 늘 사람과 접촉해야 해서 나 같이 사람과 부딪치는 게 서툰 입장에서는 가혹한 직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