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이라는 세월의 무게가 묵직하다. 그때는 이만큼 오래 살아가는 우리 모습을 상상이나 했겠는가. 너무 아득해서 가늠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지나고 보면 인생은 일장춘몽(一場春夢)이다. 꿈을 꾸면서 문득 꿈임을 알아채게 되는, 인생의 매듭을 통과할 때마다 드는 씁쓸함이다. 결혼 40주년을 맞아 아내와 속초에 짧은 여행을 다녀왔다. 저녁은 대포항 어시장에서 회(방어, 광어, 오징어)를 포장해 와서 숙소에서 오붓이 즐겼다. 푹 끓인 매운탕이 특별히 맛있었다. 예식을 마치고 김포공항에 갔는데 황망 중에 주민등록증을 챙겨 오지 않아서 신혼여행이 펑크 나는 줄 알고 무척 당황했었다. 안절부절못하다가 공항에 파견 나온 중앙정보부 사무실에 가서 확인서를 발급받고 겨우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그때 직원이 신혼부부라 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