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햇볕은 보약이라 했다. 추위 누그러지고 햇볕 환한 날, 작은 배낭 하나 둘러매고 경안천에 나간다. 마침 오포에 볼 일이 있는 아내를 데려다주고 가까이 있는 오포대교로 나가서 상류 방향으로 걷는다. 집에서 좀 떨어진 관계로 이쪽 길에 온 지는 한참 되었다. 같은 경안천이지만 늘 가는 길보다 이렇듯 새로운 풍경 속을 걸을 때는 심장 박동이 더 빨라진다. 하늘이 참 좋은 날이었다. 살짝 차갑게 느껴지는 공기는 상큼하고 달았다. 경안천 위는 인천공항에서 일본이나 미국으로 가는 비행기의 항로다. 코로나 때문에 비행기를 못 타본지도 어느덧 3년째다. 들릴락 말락하는 엔진 소리를 남기고 동쪽으로 사라지는 비행기를 한참 동안 쫓다. 매산리 보에서 경안천을 건넌 뒤 되돌아오다. 보를 타고 흘러내리는 물살이 힘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