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여수천과 탄천에 개나리가 활짝 폈다. 봄은 풍경을 시시각각 바꿔놓는다. 지난주에는 마른 나뭇가지더니 한 주만에 노란 꽃무리로 변했다. 약속 시간만 아니었다면 여기서 한참을 놀았을 것이다. 100년 전에 이상화 시인은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라고 한탄했다. 개나리 핀 여수천을 걸으며 일제에 나라를 빼앗기고 상심에 젖었을 시인을 생각했다. 지금은 우리 가슴 속에서 '봄'이 더욱 빛나고 있지 않은가. 무엇이라고 절망할 일인가. 시의 끝 대목은 이러하니... 나는 온 몸에 풋내를 띠고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봄 신령이 지폈나 보다 그러나 지금은 -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