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부장제 3

여자의 탄생

지난달에 을 읽은 뒤 짝 맞추기로 찾아 읽은 책이다. 여성학자인 나임윤경 선생이 썼다. 두 책 모두 '사회 구성주의'의 관점으로 한국 사회에서 남자와 여자로 길러지는 과정을 추적했다. 지은이의 개인적 경험을 중심으로 서술되어 있다. 사회 구성주의란 인간이 그들의 신념과 이전 경험들을 바탕으로 어떤 상황과 현상에 대한 의미를 구성 혹은 만들어간다는 이론적 시각이다. 이를 남자와 여자에 적용하면, 남자의 고환과 여자의 자궁 등 생물학적인 측면을 제외한 특징들은 모두 가부장적 한국 사회와 같은 일정 상황에 있는 남성과 여성을 위해 '만들어진' 내용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남성은 남성성을, 여성은 여성성을 가지도록 키워진 것이지 선천적으로 고정된 특징은 아니라는 말이다. 타고난 능력이냐, 길러진 능력이냐는 아직도..

읽고본느낌 2015.12.17

남자의 탄생

한 개인의 성장사를 통해 한국 남자의 의식 구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보여주는 책이다. 지은이의 유소년기 개인적 체험을 중심으로 한 인성 형성 과정이 펼쳐진다. 부제가 '한 아이의 유년기를 통해 보는 한국 남자의 정체성 형성 과정'이다. 요사이 젊은 남자는 그렇지 않지만 전통적 한국 남자라고 하면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권위적이고 가부장적이다. 그런 아버지 밑에서 자란 아들은 똑같이 닮으면서 그 과정이 반복된다. 아들을 편애하는 어머니의 역할도 더해져 한국 특유의 가족문화가 된다. 지은이는 한국 남자의 특징을 '동굴 속 황제'라 부른다. 한국의 가정에는 아버지 공간과 어머니 공간이 분리되어 있었다. 상과 하의 위계질서로 구분된 공간은 아이의 무의식에 지속해서 영향을 끼친다. 거기에 어머니의 배타적인 사랑..

읽고본느낌 2015.11.11

수박 / 이성복

여름날 오후 뜨거운 언덕바지를 타고 아파트로 가는 길엔 어른이나 아이나 제 머리통보다 큰 수박 하나씩 비닐끈에 묶어들고 땀 흘리며, 땀 닦으며 정신없이 기어오른다 그들이 오르막길에서 허우적거릴 땐 손에 달린 수박이 떼구르르 구를 것도 같고, 굴러내려 쇠뭉치로 만든 공처럼 땅속 깊이 묻혀버릴 것도 같지만 무사히, 무사히 수박은 개구멍 같은 아파트 현관 속으로 들어간다 그럼 이제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우선 끈에 묶인 수박을 풀고 간단히 씻은 다음, 검은 등에 흰 배의 고등어 같은 부엌칼로 띵띵 부은 수박의 배를 가르면, 끈적거리는 단물을 흘리며 벌겋게 익은 속이 쩍, 갈라 떨어지고 쥐똥 같은 검은 알이 튀어나온다 그러면 저마다 스텐 숟가락을 손에 쥔 아버지와 할머니, 큰아이와 작은놈, 머리를 뒤로 묶은 딸아..

시읽는기쁨 2011.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