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텃밭에다 감자를 심고 때가 되어 감자꽃이 피었을 때 무척 기뻤다. 내가 직접심은 것이 싹이 나고 꽃을 피우는 것을 보게 되는 감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한 송이 감자꽃은 볼품 없을지 몰라도 감자를 키우는 농부에게는 아마 이 세상에서 제일 예쁜 꽃일 것이다. 밭 작물로 이용되는 식물들은 인간의 사랑을 제일 많이 받는다. 그 대신에 사랑을 받는 그만큼수난을 받아야 한다. 고향에서는 사과나무를 많이 키우는데 제대로 키가 크지 못하고 온통 농약 범벅이 된 채 난장이 나무를 보는 심정은 착잡하다. 인간의 손길을 타는 만큼 하늘이 준 순리대로의 성장을 하지는 못한다. 감자꽃이 피니까 이웃 아주머니가 감자꽃을 따주어야 감자 열매가 영근다며 꽃을 꺾어주라고 했다. 인간이 원하는 것은 오직 땅 속의 열매인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