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안천 95

경안천의 왕원추리

열흘 넘게 해를 못 보고 있다. 중부지방에 머물고 있는 장마전선이 장마 시즌이란 이런 것이다, 하고 제대로 맛보여 주려는 것 같다. 집안이 눅눅한 것만 빼면 실컷 비와 함께 할 수 있으니 오히려 나에게는 반갑다. 잠시 비가 멎은 틈을 타 경안천에 나가 보았다. 꽃밭에 원추리가 환하게 피었다. 우리나라 여름을 대표하는 꽃이 원추리라 할 수 있다. 여기 있는 건 정확한 이름이 홑왕원추리다. 예쁘기는 노란색 원추리가 더 낫다. 흠은 진드기가 너무 많이 달라붙는 것이다. 원추리는 나물이나 약재로 다양하게 이용된다. 진통효과 때문인지 원추리는 망우초(忘憂草)라는 이름도 갖고 있다. 원추리는 한자로 훤초(萱草)인데, 훤초가 원초, 원추로 변하면서 지금과 같은 이름이 되었다고 한다. 한자에서 유래되긴 했지만 참 예쁜..

꽃들의향기 2013.07.16

경안천을 산책하다

오랜만에 낮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갔다. 봄기운마저 느껴지는 날씨였다. 무거운 몸을 일으켜 경안천에 산책하러 나갔다. 이 겨울 두 달 동안 무등산에 한 번 다녀온 것 외에는 거의 두문불출이었다. 뒷산조차도 찾지 않고 겨울잠 흉내를 내보려고 했다. 둔해진 몸이 금방 느껴졌다. 평지길 걷기도 버거웠다. 저울에 올라 보지는 않았지만 몸무게도 최고 기록을 돌파했을지 모른다. 빈둥거려도 먹는 건 빠지지 않았으니 결과야 뻔하다. 그래도 기지개를 켜고 몸을 움직이면 이내 옛 상태를 회복할 것이다. 그걸 믿으므로 걱정하지는 않는다. 겨울 햇살을 온몸으로 받으며 걸었다. 성남과 장호원을 연결하는 신설 도로가 광주를 지나간다. 경안천을 가로지르는 다리 상판 연결이 최근에 끝났다. 이 도로가 완공되면 경충대로의 교통 체증이 ..

사진속일상 2013.01.19

경안천을 따라 모현까지 걷다

낯선 길을 걸을 때는 긴장되고설렌다. 어떤 풍경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도 된다. 어제는 마침 구름이 잔뜩 끼어 따가운 햇볕을 가려 주었다. 이런 날은 그늘이 없는 길을 걷기에 적당하다. 작은 배낭 하나 메고 경안천을 걷기 위해 집을 나섰다. 앞산을 넘어 경안천으로 들어섰다.길에는 장마가 지나간 흔적이 남아 있었다. 이번에는 용인 방향으로 걸어볼 예정이다. 천변을 따라 산책로가 광주에서 용인까지 만들어져 있다고 들었다. 방향에 신경 쓸 필요 없이 그냥 길만 따라 걸으면 된다. 천변길의 분위기는 서울에 비해 투박하고 어수선했다. 그래도 다행히 도로가 멀리 떨어져 있어 자동차 소음은 들리지 않아 좋았다.경안천은 자연 상태 그대로다. 물은 풀과 모래 사이를 이리저리 휘감고흐른다. 그런데 걷는 사람은 하나도없었다..

사진속일상 2011.07.23

경안천을 걷다

이사를 오니 경안천이 옆에 있다. 경안천(慶安川)은 용인에서 발원하여 광주를 거쳐 분원리에서 한강과 합류한다. 길이가 약 50 km 되는 한강의 지천이다. 집에서 도서관을 거쳐 경안천에 처음 나갔다. 책 속에 묻혀 있는 것도 좋지만 새 길을 걸어보는 것도 그에 못지않은 행복이다. 광주시내에서 가장 가까운 천변이 청석공원이다. 하천 양쪽으로 넓은 부지에 운동이나 휴식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다. 공원에서는 마침 ‘우리 꽃 전시회’가 열리고 있어 눈요기를 했다. ‘광주시 우리 꽃 연구회’에서 주최한 것인데 꽃 종류도 다양하고 내용이 알찼다. 황사가 지나가는 중이어서 걷기에는 좋지 않은 날씨였다. 바람도 세게 불었다. 마스크를 하고 걷는 사람도 자주 눈에 띄었다. 하류 쪽으로 방향을 잡고 천천히 걸었다. 이곳 광..

사진속일상 2011.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