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경안천을 따라 모현까지 걷다

샌. 2011. 7. 23. 08:19


낯선 길을 걸을 때는 긴장되고설렌다. 어떤 풍경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도 된다. 어제는 마침 구름이 잔뜩 끼어 따가운 햇볕을 가려 주었다. 이런 날은 그늘이 없는 길을 걷기에 적당하다. 작은 배낭 하나 메고 경안천을 걷기 위해 집을 나섰다.

앞산을 넘어 경안천으로 들어섰다.길에는 장마가 지나간 흔적이 남아 있었다. 이번에는 용인 방향으로 걸어볼 예정이다. 천변을 따라 산책로가 광주에서 용인까지 만들어져 있다고 들었다. 방향에 신경 쓸 필요 없이 그냥 길만 따라 걸으면 된다.

 

천변길의 분위기는 서울에 비해 투박하고 어수선했다. 그래도 다행히 도로가 멀리 떨어져 있어 자동차 소음은 들리지 않아 좋았다.경안천은 자연 상태 그대로다. 물은 풀과 모래 사이를 이리저리 휘감고흐른다. 그런데 걷는 사람은 하나도없었다. 두 시간여 동안 자전거역시 한 대도 만나지못했다. 계절 탓인지 모른다.

 

둑 위는 흙길이었다. 훨씬 걷기 편했다. 용인에 가까워질수록 농작물을 경작하는 비닐하우스가 많았다. 외국인 노동자들도 자주 눈에 띄었다. 작고 까만 얼굴에 유난히 큰 눈, 그 눈은 선량하고 슬퍼 보였다. 하루 종일 노동에 시달리는 그들이 있고, 값싸게 농산물을 사먹으며뭣 하며 즐길까 고민하는나 같은 불한당도 있다. 팔자 좋게 걷는 것도 미안해진다.

 

용인시 모현에 들어섰다. 세 시간 가까이 걸었다. 이제 적당한 데서 멈춰야겠다. 작년에 과천에서 구의동까지 무리하게 걸었다가 발이 탈이 난 적이 있었다. 무엇이든 과유불급이다. 용인 외대 캠퍼스 입구에서 오늘 걷기를 마무리했다. 약 13 km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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