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불산 2

고불산과 망덕산 일주

집 가까이에 산길 걷는 일주 코스가 있다. 다섯 시간 정도 걸리는 길이다. 짧게 다녀올 때는 뒷산을 오르지만, 여유 있게 하루를 보낼 때는 이 일주 코스를 걷는다. 때에 따라 중간에서 내려오기도 한다. 오늘은 완전히 한 바퀴를 돌았다. 서울에서 좀 떨어져 있다고 한적한 것이 이 길의 장점이다. 평일에는 다섯 시간 동안 한 사람도 못 만날 때가 있다. 오늘은 일요일이어서인지 가끔 사람 소리를 들었다. 이 정도라면 사람 소리도 반갑다. 내 나름으로 이 길을 '고독한 산보자의 길'이라 이름 붙이고 있다.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혼자서 걷기에는 최고다. 무슨 생각을 하는 것도 사치스럽다. 머리를 텅 비우고 걸으면 내 마음은 뭔가의 충만함으로 들뜬다. 세상의 잡스러운 것 고요해진다. 그런 느낌이 참 좋은 길이다..

사진속일상 2014.11.16

고불산을 넘어 집에 오다

두 개의 태풍이 지나간 뒤 햇살이 더욱 환하다. 하늘도 푸른색을 되찾다. 이런 날은 걷기 본능이 마구마구 꿈틀댄다. 분당 야탑에 있는 치과에서 이빨 치료를 받고 고불산을 넘어 집에까지 걸었다. 탑골공원에서 산에 들어 능선길을 따라 걷다가 고불산을 지나 우남아파트로 내려오는데 3시간이 걸렸다. 걷기에 좋은 산길이었지만 실수로 물을 준비하지 않은 탓에 내내 갈증에 시달려야했다. 산 아래 내려와서는 기진맥진했다. 분당 메모리얼 파크 옆의 소나무 길. 고불산 정상에서 바라본 성남 지역. 지난 태풍으로 산길은 밤송이와 나뭇잎으로 덮여 있어서 어수선했다. 오늘 길은 처음 걷는 길이 대부분이었는데 타박타박 걷기에는 아주 좋았다. 영장산과 연계해서 다시 한 번 걸어봐야겠다.

사진속일상 2012.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