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집 화단에서는 봄, 여름, 가을, 언제나 꽃을 볼 수 있다. 꽃을 좋아하는 어머니가 정성 들여 가꾸는 덕분이다. 마을에서 우리 집처럼 꽃이 많은 집은 없다. 같은 계절이라도 해마다 꽃의 주종이 바뀐다. 올 추석에 눈에 띈 꽃은 과꽃이었다. 과꽃은 고향과 어울리는 꽃이다. 그만큼 향토색이 진하게 느껴진다. 또 과꽃이라고 부르는 어감에서는 왠지 모를 슬픔이 배어 나온다. 그건 아마 이 동요 때문이 아닌가 싶다. 올해도 과꽃이 피었습니다 꽃밭 가득 예쁘게 피었습니다 누나는 과꽃을 좋아했지요 꽃이 피면 꽃밭에서 아주 살았죠 과꽃 예쁜 꽃을 들여다보면 꽃속에 누나 얼굴 떠오릅니다 시집간 지 온삼년 소식이 없는 누나가 가을이면 더 생각나요 과꽃은 우리나라 북부 지방에서 자생하는 종이었지만 유럽으로 건너가 원예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