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과꽃이 피었습니다
꽃밭 가득 예쁘게 피었습니다
누나는 과꽃을 좋아했지요
꽃이 피면 꽃밭에서 아주 살았죠...'
과꽃은 아내가 좋아하는 꽃이다. 수수한 꽃색깔이 나도 마음에 든다. 화단에 주로 심는 화초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과꽃은 예외다. 뭔가 은은하고 소박한 분위기가 좋다.
요사이는 여러가지 종류의 원예종으로 개량되어 색깔이 다양해졌지만 그 중에서도 엷은 색깔의 과꽃이 나는 좋다. 너무 진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꽃은 왠지 눈길이 끌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선지 내가 좋아하는 여자도 보통의 그저 평범한 사람이 좋다. 화단에 핀 과꽃처럼 다른 꽃에 비해 드러나진 않지만 바라볼수록 은근한 매력을 풍기는 사람이 좋다.
올 봄에 화단에 과꽃씨를 뿌렸다. 땅에 거름기가 없어서인지 처음에는 잘 자라지 못하더니 여름이 되니 저렇게 예쁜 꽃을 피웠다. 제멋대로인 것 같지만 서로 어울려 아름답게 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