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에서는 집집마다 이 꽃을 많이 기르고 있다. 뱀의 접근을 막는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는 유독 뱀이 많다. 여름이 되면 꼭 한두 사람씩은 뱀에 물려 병원에 실려 간다. 마을 사람들은 뱀에 대해 무척 조심하는 편이고, 그래서 여름이면 집의 경계를 따라 심어진 이 꽃을 늘 볼 수 있다.
뱀이 냄새에 예민하다는 말을 들었는데 이 꽃은 향기가 매우 강하다. 향기라기 보다는 고개를 돌리고 싶을 정도의 독한 냄새다. 아마 이냄새를 뱀이 싫어하는 것 같다. 그러나 실제로 뱀이 이 꽃을 피하는지는 의문이다. 어떤 사람은 아무 효과가 없더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공작초는 멕시코 원산으로 강렬한 색깔과 냄새가 특징이다. 외래종이 대개 그렇지만 생명력 또한 강하다. 옮겨 심어도 쉽게 뿌리를 내리고 잘 자란다. 그러나 꽃의 색깔이나 모양이 왠지 우리 정서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런 것이 외래종의 어쩔 수 없는 한계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