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 가는 길에 논산에 있는 관촉사에 들러 은진미륵을 만났다. 아마 30년 가까이 되었을 것이다. 아내와 여행 중에 은진미륵을 본 기억이 있어 다시 한 번 그 장소를 가보고 싶었다. 그때는 버스에서 내렸더니 바로 길옆에 미륵상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그리고 부근 식당에서 육개장을 먹었었는데 초여름의 주변 풍경이 사진에 찍힌 듯 선연하게 남아있다. 그런데 이번에 찾은 은진미륵은 그때의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기억에서 무언가 착각이 생긴 것 같다. 그럼 머릿속에 새겨진 그곳은 어디일까? 고려 시대 때 창건된 관촉사(灌燭寺)는 어수선한 느낌이 드는 절이었다. 건물의 모양새나 배치가 산만해 보였다. 보통 은진미륵이라고 부르는 석조미륵보살입상(石造彌勒菩薩立像)이 경내에 있다. 이 미륵상은 높이가 18 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