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2

교양 실종의 세계

대학교에 들어갔던 1학년 때는 '교양 과정'이라고 해서 전공과 관계없이 모든 신입생이 공통된 교육을 받았다. 그렇다고 특별한 내용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전공 수업을 듣기 위한 기초 소양을 가르친다는 의미가 컸다. 교과목도 국, 영, 수 중심의 고등학교 커리큘럼과 대동소이했고, 담임선생만 없을 뿐이지 사실 고등학교와 별 다른 게 없었다. 교과 수준만 약간 올라갔을 뿐이었다. '교양'이라면 이과생이라도 철학이나 인문학을 접하도록 하는 게 맞았다. 하지만 이름만 '교양 과정'이었을 뿐, 교양과는 아무 관계가 없었다. 그때는 잘 몰랐지만 지금 돌아보면 무척 아쉬운 점이다. '교양 과정'은 교양을 단순한 지식 차원으로 격하시키는 나쁜 명명이었다고 생각한다. '주간 경향' 칼럼에서 김규항 선생이 쓴 교양에 관련한..

참살이의꿈 2023.09.27

제대로 교육받은 사람은

1. 교육받은 사람은 평생 자기 자신의 글을 쓴다. 그는 다른 이가 만든 연극에 나오는 등장인물이 아니며, 머리에서 나오는 이상주의적 공상을 말하지 않는다. 그는 스스로 결정한다. 1. 시간은 교육받은 사람이 다루기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는 고독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몰라 쩔쩔매는 경우는 결코 없다. 1. 교육받은 사람은 자신의 권리를 알고 그걸 지키는 방법을 안다. 1. 교육받은 사람은 사람의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안다. 그는 속거나 비웃음거리가 되지 않는다. 1. 교육받은 사람은 집 짓는 법, 배 만드는 법, 먹을거리 기르는 법 같은 쓸모 있는 지식을 알고 있다. 1. 교육받은 사람은 인간의 가치를 나타내는 도면인 철학을 지닌다. 이 철학은 절대적인 것에 가깝다. 그것은..

길위의단상 2006.12.14